“예·적금 수익률이 낫네”…금리인상에 주식 매력 흔들

입력 2018.12.07 08:00

직장인 고형주(가명·40)씨는 5년간 이어오던 주식 투자를 최근 접고 남은 돈을 우리은행(000030)의 ‘우리 여행적금’에 나눠 넣기 시작했다. 이 적금은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합쳐 최대 연 6.0%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고씨는 "나름 열심히 기업 분석하면서 주식 투자에 도전했으나 올해 장이 나빠 그간 번 돈을 거의 잃었다. 당분간은 은행 상품 금리가 증시 수익률보다 나을 것 같아 적금으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2금융권은 물론 1금융권에서도 연 3%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많아졌다. 증시가 1년 내내 부진한 상황에서 예·적금 수익률이 상승하자 일부 주식 투자자들은 "장이 다시 살아날 때까지 안전지대로 피신하는 편이 낫겠다"며 위험자산 투자를 접고 은행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다.

조선DB
◇ 금리인상 덕본 예·적금 수익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1년만이었다. 이에 은행권에서도 이달 3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은행(4일), IBK기업은행(5일), KB국민은행(6일) 등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금리 상향조정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중은행 영업점에는 한동안 보기 힘들던 연 금리 3% 이상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첫거래 세배드림’ 적금은 신한은행을 처음 이용하면서 3년 만기로 가입하면 연 3.6%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에서 내놓은 ‘도전 365’ 적금의 경우 우대금리를 받으면 연 금리 3.75%를 확보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최근 연 3.0% 수준의 상품을 출시했다.

은행의 원금보장형 상품 수익률은 개선되고 있지만, 주식·펀드 등 위험자산 수익률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6일에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5%(32.62포인트) 하락한 2068.69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이다. 코스닥지수도 사흘째 약세를 보인 끝에 전장 대비 3.24%(22.74포인트) 떨어진 678.38에 거래를 마쳤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6.28%(12월 5일 기준)를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40%로 3%를 밑돌고 있으며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8.83%로 부진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동안은 주식 대신 은행 상품을 사겠다는 개인 투자자도 나타나고 있다. 회사원 김종수(35)씨는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악재성 이슈가 확실히 해소될 때까지는 투자금을 예·적금 상품에 넣어두려고 한다"면서 "올해 나의 주식 투자 성적표를 보니 3% 금리도 감지덕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은 가계 부채 상환에 대한 부담을 키운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은 방문객이 줄어 한산한 남대문시장의 모습. / 조선DB
◇ "녹록지 않을 2019년"

일부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상품의 수신금리도 지속적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008560)연구원은 "2019년 국내 통화정책을 ‘연간 동결’로 예상한다"며 "경기 여건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6%에서 내년 2.4%로, 중국은 6.6%에서 6.2%로 예상했다. IMF는 홀로 잘 나가는 듯했던 미국의 내년 성장률도 올해(2.9%)보다 0.4%포인트 낮은 2.5%로 전망했다.

물론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두운 만큼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그리 높지 않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2019년 코스피지수의 등락 범위를 1900~2500으로 전망하고 있다. 3000선 돌파를 내다보던 지난해 말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셈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경기와 함께 금리 상승세도 둔화될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가치주(호실적·저평가 종목)보다 성장주(성장 기대감이 큰 종목)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성장주는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면 할인율 상승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삼성전기(009150)와 펄어비스, 휠라코리아(081660), JYP Ent.(035900), 아프리카TV(067160)등을 유망 성장주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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