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兆 수혈한 쿠팡, 전자상거래 치킨게임 가속화

조선비즈
  • 안소영 기자
    입력 2018.11.21 14:29 | 수정 2018.11.21 17:08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자금난에서 벗어났다. 쿠팡은 21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500억원(20억달러)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쿠팡의 기업가치를 10조1900억원(90억달러)으로 평가하고, 3년 5개월만에 재투자를 결정했다.

    쿠팡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범석(40) 대표가 2010년 세운 창업 9년차 벤처기업이다. 처음엔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을 모아 공동 구매를 하면 할인해주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종합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팡의 물류센터./ 쿠팡 제공
    쿠팡은 2014년 세콰이어캐피탈(1억달러·1130억원)과 블랙록(3억달러·3391억원)에서 투자받았고, 이듬해인 6월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달러(1조1300억원)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쿠팡이 최근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받은 것까지 포함하면 공개된 금액만 3조8447억원(34억달러)이다. 비공개 투자유치까지 포함하면 투자액은 더 늘어난다. 인터넷 기업이 받았던 투자금액 중 가장 큰 규모다.

    쿠팡은 해외 자본의 도움에도 계속해 자금난에 허덕였다. 쿠팡의 올해 매출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만, 적자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쿠팡 매출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조 1338억원→1조9159억원→2조6846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 규모는 5620억원→5617억원→6735억원으로 커졌다. 최근 3년간 영업손실규모는 1조7458억원으로, 소프트뱅크로부터 3년 전 투자받았던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쿠팡이 큰 폭의 적자를 낸 이유는 전자상거래 업체간 치킨게임과 자체 배송망인 ‘로켓배송’, ‘물류센터’ 때문이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며 적자를 유지하고 있다. 경쟁사인 위메프, 티켓몬스터 등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쿠팡은 여기에 직매입 상품을 하루 만에 배송하는 로켓배송 시스템까지 시도하며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직매입·물류방식은 대규모 부지의 물류센터를 확보해 운영하고 배송인력 직접 고용, 차량 준비 등을 해야 해 택배사 제휴 방식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

    쿠팡은 늘어나는 적자에도 새벽배송 서비스와 택배사업 진출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새벽배송은 인건비가 주간에 비해 2배 더 늘고 냉장·냉동 배송시스템도 구축해야 해 설비 투자비가 막대하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출혈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물류비로 연간 적자가 6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대표./ 쿠팡 제공
    투자 전문가들은 손 회장의 믿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하고 있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인도 전자상거래 기업 스냅딜에 6억2700만달러를 투자한 뒤, 스냅딜이 적자를 기록하자 라이벌기업인 플립카드에도 25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전자상거래 기업 투자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현재는 전자상거래, 게임, 차량공유, 반도체 설계, 위성 등 IT전반으로 활동반경도 넓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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