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바라보며 즐기는 무동력 레이싱 감동이네요. 7살 둘째 딸 뒷자리 태우고 달렸습니다."

지난 4일 제주 애월읍 평화로 인근. 4만2000평(약 14만 제곱미터) 부지에 조성 중인 무동력(gravity) 레이싱 테마파크 ‘9.81 PARK(구팔일 파크)’에 60여명이 모였다. 9.81 파크 개발사인 모노리스가 3일부터 나흘간 진행한 비공개 시승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시승에 참여한 하태훈 DSC인베스트먼트 전무는 "1인승은 더 스릴 있었다. IT 기술과 연동해 바로 기록, 랭킹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4일~7일 9.81 파크 비공개 시승 행사에 참여한 고객이 무동력 레이싱을 즐기고 있다.

나흘간 진행한 시승 행사엔 투자사 등 모노리스의 파트너사 관계자와 타깃 고객 240여명이 참여했다. 내년 3월 개장을 앞두고 고객 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평소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잠재 고객, 제주 특성화고 학생 등을 초대했다.

2014년 김종석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모노리스는 스키나 봅슬레이처럼 중력 가속도를 즐길 수 있는 무동력 레이싱 카트·트랙을 개발했다. 제주의 자연 경관을 바라보며 언덕 아래로 카트를 몰고 내려가는 구조다. 테마파크 이름(9.81)도 중력 가속도(g=9.81m/s²)에서 따왔다.

얼핏 보면 단순한 테마파크로 보이지만, 9.81 파크엔 첨단 IT 기술이 활용됐다. 카트와 트랙에 장착된 각종 센서와 영상장비가 고객의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서버에 전송하며 라이딩을 마치면 고객을 태운 카트가 ‘자동 회차 모드’로 바뀌어 스스로 출발지로 복귀한다.

제주 애월읍에 위치한 9.81 파크 조감도.

고객은 초급 1인승(GR-E), 초급 2인승(GR-D), 상급자용(GR-X) 세 가지 주행을 즐길 수 있으며 스마트폰 앱을 통해 트랙 랩타임 기록, 랭킹, 라이딩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모노리스는 ICT 시스템 개발 11명, 자동차·기계 개발 5명, 전장·자율주행 개발 4명 등 전체 직원 32명 중 20명을 기술 인력으로 구성해 신개념 테마파크를 구현했다.

4만2000평(약 14만 제곱미터) 부지에 조성 중인(공정률 70%)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다양한 협업도 이뤄졌다. 건물 2층 높이에서 10개의 트랙이 시작돼 지면으로 이어지는 9.81 파크는 트랙 코너별로 최대 30%까지 경사를 정교하게 시공할 필요가 있었다. 각 트랙에는 각종 센서와 영상장비들이 설치되기 때문에 IT 기술과 파크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성도이엔지(037350)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자율주행 전기 카트 120대를 정비· 충전하기 위한 정비고 시설은 에스에프에이(056190)가 맡았다. 300kg이 넘는 카트를 로봇암(Robot Arm)으로 들어서 정비고에 넣고, 컨베이어가 자동으로 120대를 쌓아서 보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경험과 기술력이 풍부한 에스에프에이와 손을 잡았다.

모노리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전기 카트.

예약, 결제, 발권 등은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039130), 레저·액티비티 예약 스타트업 레저큐가 담당한다. 하나투어는 모노리스에 6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를 진행해 3년간 티켓 총판권을 확보했고, 레저큐는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모노리스는 2016년 6월 국내 벤처캐피털(VC) 3사로부터 30억원의 시리즈 A 투자, 2017년 12월에는 국내 VC 6곳으로부터 152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연기금과 기관 6곳으로부터 PF 투자(310억원)도 조달해 테마파크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김종석 모노리스 대표는 "지난 4년간 개발한 9.81 파크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무동력 레이싱, ICT 기술을 접목한 테마파크"라며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하고 완성도를 높여 내년 초 훌륭한 모습으로 개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