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차산업혁명 맞는 스마트도시 시범 적용 적합"

입력 2018.11.04 15:07 | 수정 2018.11.04 15:53

이광재 여시재 원장 베이징에서 칭화대와 신문명 도시 국제포럼 개최
반기문 기조연설 "산업문명이 만든 대도시 바뀌어야 지속가능"

"산업문명이 만들어낸 대도시는 이제 지속불가능의 핵심 원인이 됐습니다.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중국 보아오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4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2018 신문명 도시와 지속가능발전’국제포럼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혁명을 선도하고 동서양을 융합한 신문명도시를 만들자"며 이같이 강조했다.

칭화대 글로벌지속가능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이 행사를 주최한 국내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與時齋)의 이광재 원장은 기자와 만나 "중국에서만 앞으로 추가로 도시화될 인구가 5억명에 이른다"며 베이징에서 포럼을 개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원장은 "중국의 슝안(雄安)신구를 비롯해 전세계 200여곳에서 스마트도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4차산업혁명의 플랫폼이 될 스마트시트와 스마트홈은 기존 도시와 산업화 개념이 형성돼 있지 않는 북한에 적용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 전유택 평양과기대 총장을 초청한 이유다. 여시재는 신문명 도시를 주제로한 포럼을 내년엔 평양에서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민간 싱크탱크 여시재는 4일 베이징에서 칭화대와 함께 신문명 도시 건설을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막했다. 여시재 이사장인 이헌재 전 부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반 전 총장은 대도시가 기후 온난화의 주범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를 차지하며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또 대도시의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 때문에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창조적 인재들이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도시에서 직장과 주거의 분리로 출퇴근에 매일 1∼3시간을 낭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문명 시대에는 일하려면 직장으로 출근하고 물건을 사려면 백화점에 갔지만, 디지털 기술 혁명으로 직장, 병원, 쇼핑센터, 학교가 손안으로 들어왔다"면서 "집이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일과 교육, 의료 행위의 60∼70%가 집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 후에는 한 가구에 디지털 기기가 200개가 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소개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산업혁명의 대량 생산·소비 시대에는 대도시가 주인공이었지만, 맞춤 생산·소비 시대에는 중소도시와 농촌이 주인공으로 창조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서 "대도시 못지않은, 지속가능한 중소 창조도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런 도시를 만들려면 개인과 기업, 국가를 뛰어넘어 세계가 함께 하는 창조적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의 어느 도시에서 신문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자크 아탈리의 견해를 전하면서 "나는 이 도시가 중국의 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은 지방정부와 손잡고 스마트도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항저우를 시작으로 도시 빅브레인을 개발해 적용중인 알리바바는 이를 슝안신구는 물론 해외 도시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왕젠(王堅)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자연이 이룬 가장 대단한 발명은 인류이고, 인류의 가장 대단한 발명은 도시지만 교통체증 등의 도시 문명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해왔다.

반 전 총장은 "중국의 변화는 앞으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중국이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가에 따라 인류의 운명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주택건설부 부부장(차관)을 지낸 추바오싱(仇保兴) 중국도시연구협회 이사장은 "중국의 도시화는 개혁개방 40년 동안 경제성장이라는 단일목표에서 생태와 환경, 삶의 질과 공동체의 조화 등 다양한 가치와 목표를 구현하는 식으로 진화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은 "신문명도시의 창조력을 이끌 시산학(市産學) 생태계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시 정부와 산업체(기업) 그리고 대학 연구기관 등이 협업으로 지역별로 특화된 신산업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5일까지 진행되는 이 포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우리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10여명도 참석한다. 첫날 개막식에는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산업화를 넘어 4차산업혁명 또는 디지털혁명의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시 모델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같은 화석 에너지에 기반을 둔 도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미래 도시는 에너지와 물, 식량 등의 문제에서 대안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지털 기술 덕분에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도시를 만들면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이광재 원장은 "농업문명과 산업문명이 만든 도시를 넘어 인류의 새 보금자리가 될 신문명도시를 화두로 포럼 뿐 아니라 산업계가 참여하는 박람회도 구상중이다"며 "유엔등과 협력해 게놈프로젝트처럼 국제 협업이 이뤄지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키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자원은 부족한 한국이지만 상상하는 힘을 통해 세계를 이끌 화두를 던질 수 있다"며 "내달 처음 열리는 보아오포럼 서울 회의에서도 신문명 도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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