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탔다가 사고나면 보상 못받을 수도 있다니…

조선일보
  • 박순찬 기자
    입력 2018.10.24 03:08

    시장 커지는 차량호출·카풀 서비스… 승객 안전은 논란

    택시업계의 반발 속에도 차량호출·카풀 서비스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차량공유형 렌터카업체 쏘카는 이달 초 11인승 승합차를 이용한 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고,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체 카풀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택시운전자 7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차량호출·카풀 앱의 다운로드와 호출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카풀 운전자의 자격 요건과 사고 시 보험 처리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카풀 홍보 영상은 젊은 남성이 외제차로 예쁜 여성을 태워주는 모습만 보여주면서 더 편하고, 안전하다고 광고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기 높아지는 택시 대체 서비스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지난 8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타다'는 11인승 승합차 카니발과 운전기사를 함께 보내준다. 택시보다 요금이 20% 비싸지만 시범 서비스 2주 만에 앱을 내려받은 사람이 6만명을 넘어섰다. 자동 배차 방식이라 승차 거부가 없고 무료 와이파이, 스마트기기 충전도 가능해 젊은 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빠르게 소문을 탄 결과다. VCNC는 현재 서울·경기 지역에 수백 대의 승합차를 운행 중이다. 쏘카 성상현 팀장은 "정확한 호출 건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서비스 초기 대비 이용자가 10배 늘었다"고 말했다.

    택시, 차량호출, 카풀 서비스 비교 표

    지난 2월 차량 공유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한 카카오모빌리티도 자체 카풀 서비스 출시에 앞서 운전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 15일에 내놓은 기사 신청 앱 다운로드 수는 현재 10만건을 넘어섰다. 이 앱에 차량 정보와 운전면허증, 운전자 사진, 보험증, 차량등록증을 입력하면 곧바로 신청이 완료된다.

    이용자들도 택시 대체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최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카풀 찬성은 56%, 반대는 28.7%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모든 지역, 연령, 이념 성향, 정당 지지층에서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승객 안전 관련 제도는 미비

    다만 차량 호출과 카풀 서비스의 경우 운전자의 범죄 경력 조회, 사고 시 보험 처리와 같은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과도기라 자칫 승객이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재 택시는 면허증 발급 단계에서 성범죄·마약·폭력 등 강력범죄자나 상습 음주운전자는 아예 시험을 볼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면허를 받은 뒤에도 교통안전공단에서 주기적으로 범죄 경력을 조회해 해당자는 면허를 취소시키고 있다.

    반면 카풀 기업들은 운전자를 모집할 때 택시처럼 범죄 경력 조회를 할 수 없다. 현행법상 구직자의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는 직종이 제한돼 있는데 카풀은 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의 운전기사를 모집하는 한 기사 관리 업체는 홈페이지에 '음주운전 경력도 상관없다'고까지 안내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동승자가 다쳤을 때 보험 처리를 어떻게 할지도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가용 보험을 가진 일반 운전자도 배상 한도가 높은 '대인배상2' 조건만 갖추면 운전자로 등록을 해준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이 조건만으로는 카풀 이용 중 사고가 났을 때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풀의 운행 횟수와 경로에 따라 수익 목적의 '유상 운송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고정된 노선 없이, 기름값과 같은 운행실비(實費) 이상의 대가를 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보험개발원 심상우 팀장은 "업무용 자동차 보험의 경우 유상운송 특약이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카풀 운전자는 개인용 보험이라 개인 과실로 사고가 날 경우 동승자는 보상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카풀 활성화에 발맞춰 별도의 전용 보험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카풀을 이용하는 운전자와 승객의 피해가 없도록 보험업계와 함께 다방면으로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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