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폴]③ 韓 경제 최대 리스크 ‘미중 무역전쟁’

조선비즈
  • 연선옥 기자
    입력 2018.10.16 16:12 | 수정 2018.10.16 16:38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을 꼽았다. ‘재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고용 쇼크와 설비투자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이 그나마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비즈가 16일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중복 응답)한 결과, 내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10표)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고용·투자 부진, 가계부채,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등 국내 경기 요인(6표), 미국 기준금리 인상(3표), 신흥국 금융 불안(2표), 미국 경기 급락 가능성(2표) 등의 순이었다.

    ◇ 한국의 1~2위 무역 상대국 간 ‘포성’…"수출마저 꺾일까 우려"

    세계 1~2위 경제 대국(G2)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포성을 키우는 상황에서 양국과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1, 2위 무역 상대국이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중국 25%, 미국 12%다. 무역전쟁을 벌이는 양국이 경쟁적으로 관세장벽을 쌓으면 반도체·자동차·화학·철강 등 주력 품목 수출에 악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의 대중국 수출 70~80%가량이 부품 및 중간재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 수입을 제한하면 중간재 수출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중간재로 완성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조선비즈가 국내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중복 응답)한 결과, 내년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미중 무역분쟁(10표)이 가장 많이 꼽혔다./조선일보 DB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 기업이 구축해놓은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끊기면 그 부작용이 내년 수출 지표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그나마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까지 부진하면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정책 당국도 미중 무역분쟁 확대에 따른 영향이 한국 경제 성장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양국이 무역분쟁에 따라 내놓는 조치들이 실제로 시행에 옮겨지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본격화된 고용 쇼크와 투자 부진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은은 당초 26만명으로 예상했던 올해 취업자 증가수 전망치를 18만명으로 확 낮춘데 이어 오는 18일 10만명 전후로 더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고용, 투자 등 국내 경기 부진을 두 번째 리스크 요인으로 들었다.

    ◇ 美 통화 긴축과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대외 악재 산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12월과 내년까지 네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돈줄 조이기에 나선 상황도 우리 경제에 복병이다. 미국이 통화긴축에 나선 것은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한 것으로 그 자체로는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국내 경기는 이미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미국의 나홀로 통화 긴축은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으로 등장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고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 유출 압력도 높아진다. 금융 불안 가능성도 커진다는 의미다.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 확산 및 미국 자산 가격 하락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IT 버블 사례를 보면 글로벌 자산 가격 하락은 금융 시장 위축을 통해 국내 실물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그동안 미국 주가가 많이 올랐고 일부 국가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왔기 때문에 자산 가격이 한꺼번에 떨어지면 실물 경제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가나다순)>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파트장,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 정성태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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