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기관 배신에 韓증시 흔들…中 환율조작국 우려 여전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입력 2018.10.15 17:58 | 수정 2018.10.15 18:09

    조선DB
    지난 12일 9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하며 안도의 주말을 보내고 돌아온 코스피지수가 새로운 한 주의 첫 날부터 흔들렸다. 지난주 외국인이 1조원 가까이 팔 때 국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기관이 이날은 매도 흐름을 주도했다. 큰 손들은 의약품과 전기·전자 분야의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반대매매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코스닥지수도 반등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경계심리가 한껏 높아진 국내 증시가 각종 대외 이벤트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흐름이 이번주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불씨 남아있어"

    15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0.77%(16.73포인트) 하락한 2145.12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10억원, 2991억원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3271억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기관 중에서도 지난주 매수량이 많았던 금융투자가 2702억원 순매도하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200선물은 개인과 기관이 각각 2246계약, 110계약 순매도했다. 외국인만 2410계약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가 314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가 424억원 순매도로 총 11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같은날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3%(12.63포인트) 떨어진 718.8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591억원, 기관이 575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2229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시각으로 16일 새벽 발표 예정인 미국의 환율 보고서가 이날 국내 증시의 낙폭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보니 기관이 미리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교역 촉진법으로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 어렵지만, 시장은 1988년 제정된 종합 무역법을 반영하면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지난 11일 중국에 대한 미 재무부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없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다음날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의 위안화 절하와 관련해 부정적인 발언(위안화 하락이 중국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을 하는 바람에 우려가 다시 커졌다"고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G20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미·중 무역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날 중국 증시도 약세를 이어갔다. 최근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국내 증시도 이 영향으로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된다면 대(對)중국 중간재 수출 품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 전기·전자, 운송장비 등의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전체적으로는 순매수한 외국인도 의약품과 전기·전자는 팔았다. 이로 인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대장주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셀트리온(0682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현대차(005380), NAVER(035420)등이 전날 대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POSCO(005490), 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등은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신라젠(215600), CJ E&M(130960), 바이로메드(084990), 메디톡스(086900), 셀트리온제약(068760), 컴투스(078340)등 코스닥시장 주요 종목들도 대부분 흔들렸다.

    ◇ "3분기 실적·브렉시트·환율보고서 주목해야"

    증권가에서는 국내외 증시 참여자들의 경계심이 강화된 상황에서 당분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장은 "투자심리가 침체돼 있고 기술적 반등도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 시도가 전개되긴 하겠지만, 대외여건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반등폭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 증시 움직임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이슈부터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주에 주목할 만한 이슈로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상,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등이 있다.

    서상영 연구원은 "이중 미국 3분기 실적은 낙관적이지 못하다"며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가이던스(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EU와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타결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18~19일로 예정된 EU 정상회담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브렉시트 협상 이후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고, 이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져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가능성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이탈하는 시점부터 분할 매수하는 것을 권한다"며 "장기투자자들은 배당주와 우선주 비중을 어느 정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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