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發 미 국채·달러 강세…“신흥국 불안 커질 수 있다”

조선비즈
  • 권오은 기자
    입력 2018.10.04 10:47 | 수정 2018.10.04 10:50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한 마디가 거센 후폭풍을 만들어 4일 원·달러 환율과 한국 및 아시아 증시를 흔들고 있다.

    4일 오전 10시 4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23.79포인트) 하락한 2286.04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으로 2290선 아래까지 내렸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68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1만463계약, 7645억원 어치를 ‘팔자’에 나섰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8.5원(0.76%) 오른 1127.7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0일부터 이어지던 1110원대를 넘어섰다.

    홍콩 항센 지수는 개장 직후 0.67%(71.84포인트) 하락했고, 대만 가권지수(-0.99%)와 말레이시아 KLCI지수(-0.35%) 등도 약세로 출발했다. 수출기업이 다수인 일본 니케이225지수만 미국 달러대비 엔화 약세에 힘입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PBS와의 인터뷰에서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중립기준금리까지 아직 여유가 있다(Long way)"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기가 꽤 오랫동안, 효율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 상으로 내년 금리인상 횟수가 2회일지, 3회일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장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장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3.18%까지 치솟아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 증시도 장 후반 상승폭을 반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 중 2만6951.81까지 오르며 2만7000선 가까이 근접했으나,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0.2%(54.45포인트) 오른 2만6828.39으로 장을 마쳤다. MSCI 신흥국(EM) 지수와 한국 지수도 각각 0.83%, 1.11% 하락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장 이번주는 중국 건국절 연휴로 위안화 변동성이 제한되기 때문에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채권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의 영향력도 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파월 의장의 발언이 통상적인 통화정책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일정 뒤에 나온 것이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진행 했던 일련의 정책 행보를 정리하고 술회하는 과정들에서 나왔다"며 "특별히 연준의 기존 기조에 변화를 주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발언으로 인해 연준이 그간 진행해온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강도나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해석은 다소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지난 2일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까지 키운 상태에서, 이번 연준의 긴축 우려가 신흥국 시장의 달러 유동성을 더욱 부족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연말 계절성에 더해, 미국 단기금리 상승폭이 확대되면 신흥국 시장의 달러 유동성을 더 부족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올해 나타난 신흥국 리스크의 핵심 배경이 달러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임을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 불안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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