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경사 주탑 현수교인 노량대교가 순수 우리 기술력으로 완성됐다.

GS건설은 13일 경상남도 남해군과 하동군을 연결하는 노량대교가 9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이날 오후 6시에 개통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고 GS건설이 시공한 노량대교는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신리에서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총 연장 3.1km의 교량이다. 우리 기술로 만든 세계 최초의 경사 주탑 현수교이며, 주탑 간 거리인 주경간은 이순신대교(1545m)와 울산대교(1150m)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길다.

현수교는 교량 양끝에 있는 주탑 사이에 케이블을 매달고 이 케이블을 교량 상판에 연결해 다리를 지탱하는 걸 말한다.

경남 남해군 설천면 덕신리와 하동군 금남면 노량리를 잇는 총 연장 3.1km의 교량인 노량대교 전경.

노량대교는 노량대첩이 벌어진 곳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 승리(Victory)의 역사를 담아 세계 최초로 ‘V자’ 모양의 경사 주탑을 적용했다. 또 이순신 장군의 전술인 학익진을 모티브로 학이 날개를 활짝 펼친 이미지를 형상화한 주탑과 케이블을 적용했고, 바닷물에 비친 주 케이블은 학익진의 전투 대형이 그려지는 등 역사적 의미를 담았다. 주탑을 육상에 둔 현수교로 설계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인접한 청정해역의 해양 생태계 파괴 문제를 애초에 차단한 것도 특징이다.

이 교량의 주탑 높이는 148.6m로 건물 50층 높이며, 주탑에 8도의 경사각을 적용해 기존 수직 주탑과 비교, 측경간 주 케이블의 장력을 감소시켜 케이블을 지지하는 구조물인 앵커리지 크기를 11% 줄였다. 케이블과 앵커리지까지 거리를 15m 줄여 공사비도 절감했다.

노량대교에 3차원 케이블이 적용된 것도 타정식 현수교로는 세계 최초다. 타정식 현수교는 케이블을 다리의 양쪽 끝에서 잡아당기는 ‘앵커리지’에 주 케이블을 정착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보통 현수교의 주탑과 주탑을 연결하는 두 개의 주 케이블을 평면상 평행한 일직선으로 배치하는데, 노량대교는 유선형 모양의 3차원으로 배치해 바람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내풍 저항성을 키웠다.

노량대교는 바다 위 해상에 거대한 현수교를 짓는 고난도 공사이지만, 9년간의 긴 공사기간 동안 한 건의 재해 없이 준공했다. GS건설은 "프리콘(Pre-Con) 기술이 뒷받침돼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3D 모델링을 이용한 프리콘 기술은 실제 시공 전에 가상 시공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정 간 간섭, 설계 오류를 사전에 파악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노량대교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량대교는 기존 노후화된 남해대교의 통행 제한 불편을 없애고 대체교량 역할을 하게 된다. 남해고속도로, 대전~통영고속도로, 완주~순천고속도로와의 연결망이 형성돼 남해안권 연계 도로망이 확충됨으로써 지역의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토교통부가 서울, 제주, 부산에 이어 국내 제4대 관광거점으로 개발 중인 남해안 해안 루트(고흥~거제)의 중심에 있어 남해안의 아름다운 경관을 활용한 지역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