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RNA 이용한 유전병 치료제, 세계 첫 판매허가

조선일보
  • 최인준 기자
    입력 2018.08.16 03:07

    불량 유전자 발현 억제 시켜 유전성 난치병 치료에 길 열려

    세계 최초로 RNA 간섭 현상을 이용한 유전병 치료제가 판매 허가를 받았다. RNA 간섭은 유전 물질인 RNA의 짧은 가닥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가 몸에서 작동하는 것을 막는 현상을 말한다.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앤드루 파이어 스탠퍼드대 교수가 1998년 RNA 간섭 현상을 처음 밝혀낸 지 20년 만에 상업화에 성공한 것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제약사 앨나이람 파마슈티컬즈가 개발한 유전 질환 치료제 '온파트로'에 대해 판매 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온파트로는 희소 신경 손상 질환인 '유전성 트랜스티레틴(hATTR) 아밀로이드증'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이 질환은 기형 단백질이 신경세포나 심장 등 여러 장기에 쌓이면서 각종 이상 증세를 유발한다. 전 세계 환자 수는 약 5만명으로 추정된다. 앨나이람은 오는 9월 유럽에서도 이 치료제를 허가받을 예정이다.

    RNA 간섭 현상을 이용한 유전 질환 치료제로 처음 판매 승인을 받은 앨나이람 파마슈티컬즈(미국)의 ‘온파트로’. 유전병을 일으키는 불량 유전자가 몸에서 발현되는 것을 막는다.
    RNA 간섭 현상을 이용한 유전 질환 치료제로 처음 판매 승인을 받은 앨나이람 파마슈티컬즈(미국)의 ‘온파트로’. 유전병을 일으키는 불량 유전자가 몸에서 발현되는 것을 막는다. /앨나이람 파마슈티컬즈

    유전자는 각종 생명 현상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설계도와 같다. RNA 간섭은 특정 유전자가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도록 막는 '유전자 침묵 요법(gene silencing)'의 대표적 기술이다. 즉 DNA를 자르거나 구성 성분을 바꾸지 않고 대신 기능만 차단해 유전병을 막는 방법이다. RNA는 평소 DNA의 유전 정보를 그대로 복사해 전달하지만 아주 짧은 가닥 형태일 때는 유전자의 기능을 차단할 수 있다. RNA 간섭을 이용한 치료제는 세포 내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자 발현 차단 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다. 유전병 외에도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부위가 작동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어 차세대 신약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RNA 간섭을 이용한 유전 질환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벤처 올릭스는 비대흉터·건성황반변성·망막하 섬유화증 등 난치성 질환에 듣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의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는 김빛내리 단장이 RNA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김 단장은 RNA 간섭에 대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RNA 간섭을 이용한 치료제 첫 승인으로 각종 퇴행성 질환 치료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아직 5억원이 넘는 연간 투약 비용은 앞으로 기업들이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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