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정재훈 사장 취임 후 첫 성적표는 '사상 최대 적자'...원전 조기 폐쇄 결정이 원인

입력 2018.08.14 21:33

한국전력(015760)이 올 2분기 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데 이어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도 올 2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인 60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흑자 에너지 공기업’이 순식간에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여기에는 원전 가동률 저하와 함께 올 6월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규 원전 4기 사업 백지화를 결정한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올해 상반기 원전 이용률 하락에 대해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면서 원전 안전 확보를 위해 정비일수가 늘었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 이전 80%를 웃돌던 원전 가동률이 50~60%대로 곤두박질치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 사업 백지화에 따른 손실을 한수원이 떠안으면서 탈원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은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오른쪽은 한수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조선일보DB, 설성인 기자
◇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비용 반영

한수원은 올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61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43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025억원)보다 78.6%가 줄었다. 매출액은 1조9815억원을 기록, 지난해 2분기 대비 13.8% 감소했다.

한수원은 올 6월 이사회가 의결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로 영업외비용 7282억원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손상처리금액이 5652억원에 달했다. 이미 사업 백지화를 의결한 신규 원전 4기와 건설 중단 가능성이 큰 신한울 3·4호기 관련 비용도 2분기에 반영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한수원은 548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올 상반기 매출도 3조965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4% 감소했다.

산업부는 “에너지전환 정책 때문에 한전과 한수원 매출이 감소한게 아니다”며 “철판부식 등 원전 안전점검을 위한 예방정비 때문에 일부 원전이 일시적으로 가동 중지돼 이용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정재훈 사장 포함한 이사회 ‘사상 최대 적자’ 책임

한수원은 상장기업인 한전의 100% 자회사다. 한수원의 실적이 나빠지면 한전의 실적도 나빠지고, 이에 따른 피해는 한전의 주주들에게 돌아간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전의 별도 배당수익 5336억원 중 50% 이상인 2812억원이 한수원 부문”이라며 “(지금의 실적으로 볼 때) 내년에 한수원의 배당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전의 배당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과 신규 원전 사업 백지화가 2분기 대규모 손실 원인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를 주도한 정재훈 사장과 최종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정 사장은 올 4월 한수원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했다.

한수원은 반기보고서에서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 관련해 정부는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된 비용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의 협의, 국회심의를 거쳐 기금 등 여유 재원을 활용해 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했다. 하지만 한수원 이사회가 직접 결정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줄지는 의문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 “주주들이 이사회에 회사를 맡기는 것은 회사가 발전하고 이익을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한수원과 함께 모회사인 한전 실적에도 피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월성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4년을 더 운영할 수 있는 원전을 조기에 가동 중단한 것은 정부의 급진적 탈원전 정책이 낳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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