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위기라 광주공장 반대한다며… 현대차 노조, 임금인상 요구 파업 채비

조선일보
  • 류정 기자
    입력 2018.07.04 03:25

    "세계 車업계 구조조정 중인데 광주 지역만 염두에 둔 정책… 다른 공장들 일자리 없어질 것"

    현대차 노조가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함께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임금협상 연계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일 성명에서 "세계 차 산업은 공급 과잉으로 곳곳에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지난 5월 폐쇄된) 한국GM 군산 공장 재활용 대책도 아닌, 광주 지역만을 위한 공장 신설은 국내 차 산업 전체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조는 올해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또다시 파업을 준비 중이다. 차 산업 위기를 주장하면서도 자신들 이익은 챙기려는 모습이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2일 광주시와 현대차가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광주 지역만을 위한 공장 신설은 국내 차 산업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이날 울산 현대차 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찬반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2일 광주시와 현대차가 추진하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광주 지역만을 위한 공장 신설은 국내 차 산업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반발했다. 사진은 이날 울산 현대차 공장에서 노조원들이 파업 찬반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노조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공급 과잉'으로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암흑"이라고 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1억3300만대 생산 능력에 9400만대 판매로 가동률 70%, 30%는 공급 과잉"이라는 것이다. 노조는 "향후 전기차나 수소차 중심의 미래차 산업은 부품 수가 현재 3만에서 1만3000 남짓으로 줄어 일자리가 급감하고 자율주행차·공유경제라는 전대미문의 대전환기에 휩싸인다"고 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2012년 영업이익이 정점(8조4000억원)을 찍은 후 지난해 4조원대로 반 토막 난 상태다.

    노조는 "광주의 1만2000 일자리를 위해 10만대 규모의 소형 SUV 공장을 건설하면, 풍선 효과로 경차·소형차를 생산하는 창원·평택·울산·서산에서는 일자리 1만2000개가 사라지고 엄청난 구조조정 후폭풍이 몰아친다"며 "광주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실업은 염두에 두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달에도 두 차례 성명을 내고 "현대차의 광주 투자는 정의선 부회장 등 현 경영진의 배임이며, 문재인 정부와 벌인 뒷거래"라고 주장한 바 있다. 현대차가 광주시가 추진하는 '반값 임금' 공장에 530억원(지분 19%)을 투자하겠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와 올해 임금협상을 연계해 총력 투쟁할 것"이라는 뜻도 밝혔다. 7년 연속 파업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노조는 3일 쟁의대책위를 열었고, 4~6일 사측과 집중 교섭을 벌인 뒤 10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2일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중 66% 찬성을 얻어 합법적 파업권을 얻은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5.3% 인상(11만6276원, 호봉 승급분 제외)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아차 광주 공장만 해도 생산 능력 62만대에 실제 생산량 47만대로 이미 공급 과잉이라 공장 신설이 전체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노조 주장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가 현대차 평균 연봉(9200만원)의 절반이라는 데 대한 반발과 당장 내 이익부터 챙기고 보자는 심리도 함께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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