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갈등]③ 태양광이 환경파괴…10년간 여의도 10배 산지 훼손

조선비즈
  • 설성인 기자
    입력 2018.06.28 06:00

    “문재인 대통령이 신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전 국토의 70%에 달하는 산을 벌거숭이로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최근 10년간(2007년~2017년 9월)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목적으로 훼손된 산지 면적이 2817만㎡(852만평, 산림청 통계)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여의도 면적의 9.72배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2007년 23만㎡에 불과하던 훼손 면적이 2015년 571만㎡, 2016년 588만㎡로 늘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1~9월에만 1083만㎡로 급증했다는 점이다. 전남(25.7%), 경북(22.7%), 전북(11.9%), 강원(10.9%), 충북(7.0%) 등 산이 있는 지역이면 무분별한 훼손이 일어났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불리는 신재생에너지가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실제 40메가와트(MW)급 영월 태양광 발전소는 29만평의 산지를 훼손했고, 18MW급 김천 태양광 발전소 2기는 12만평의 산지를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연천군 왕장면 복삼리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조선일보DB
    ◇ 원전 1기 대체, 서울 면적 4분의 1 태양광 패널 깔아야

    해마다 6월 하순~7월 초중순에는 우리나라에 장마가 찾아 온다. 하루 종일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는 일조량이 부족해 태양광 발전이 불가능하다. 1년 내내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의 자연환경은 너무나도 다르다는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현재 1400MW급 원전 1기를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하려면 서울 면적의 약 4분의 1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풍력의 경우 3MW급 500기가 필요한데, 여기에 필요한 면적은 서울의 1.4배 수준이다.

    풍력은 바람이 많이 부는 산간 지역에 설치해야 하며, 태양광 역시 산을 깎아 발전설비를 구축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지역 주민 반대가 심해지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지보다는 염해농지, 염전, 공유수면 등 잠재 입지를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기술연구원이 연구한 국내 태양광 보급잠재량은 약 113기가와트(GW)이며, 이중 산지는 14GW(전체의 12.8%)로 산지 훼손 없이도 2030년 목표인 30.8GW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태양광 발전 단가도 현재는 독일(kWh당 90원)보다 66% 이상 비싼 kWh당 150원 수준이나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정용훈 KAIST 교수(원자력·양자공학)는 “신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생산할 때는 자연환경 조건이 중요하다”며 “독일, 중국 등이 태양광 보조금을 줄이고 있는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과 시간표가 있어야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가능하다”고 했다.

    ◇ 독일·스위스, 탈원전해도 전력부족하면 EU망 사용 가능

    심상민 국립외교원 경제통상연구부 교수는 올 3월 ‘에너지 전환 시행 국가들의 경험이 한국 에너지 안보에 주는 함의’라는 보고서를 냈다. 심 교수는 보고서에서 “독일은 원전 폐지라는 에너지 전환을 시행하면서도 국가 전력망을 EU(유럽연합) 통합전력망과 연계시켜 유사시 전력부족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스위스도 원전 비중은 축소하면서도 수력발전 등 일정 수준의 에너지 자립구조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탈원전·탈석탄을 추진하는 대신 가스(LNG)와 신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 비중 확대 성격이 강하다. LNG는 수입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신재생에너지 기술적 잠재량은 8965.7기가와트(설비용량 기준)로 추산되나 시장잠재량에 대해서는 공식 자료가 없는 상황이다.

    심 교수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6.2% 그쳤는데, 이를 13년 내에 2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실현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며 “한국의 전력망은 다른 국가의 전력망과 연계되어 있지 않아 신재생에너지의 특성(발전량 편차가 큼)으로 전력 공급 감소에 대한 대응이 여의치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아직까지 경제성 측면에서도 취약한 구조다. 정용훈 교수는 “태양광·풍력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에너지원인데, 이를 보조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배제한다면) 결국 대안은 가스 밖에 없다”고 했다. 천연가스 발전단가는 kWh당 125원으로 원자력(66원)의 두배 수준이다. 태양광·풍력(163원)보다는 저렴하지만 그래도 비싸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국가가 가동률을 통제·관리하기 때문에 폭리를 취하지 않고 값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면서 “민간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맡긴다면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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