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이징1공장 철수할까...中 환경규제·생산과잉으로 '고민'

조선비즈
  • 김참 기자
    입력 2018.06.20 06:00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인 베이징현대가 베이징 1공장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인한 판매 감소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현대차(005380)의 중국시장 판매량 감소는 심각한 상태다. 지난 2014년까지 중국 시장 점유율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현대·기아차는 2015년 들어 8.9%, 2016년 8.1%로 계속 내리막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시작되자,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5%까지 추락했다. 올 들어 사드 보복 조치가 해소됐지만 1월부터 3월까지 중국시장 점유율은 4.3%로 더욱 악화됐다.

    또 베이징시 환경규제 등으로 공장 이전 압박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를 이유로, 베이징 도심 인근에 입주한 공장을 외곽이나 인근의 다른 성(省)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가장 노후화된 공장인 베이징 1공장을 정리해 중국시장 오버캐파(overcapacity·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1공장에 대한 당국의 환경 규제도 심각해, 철수 이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 중국정부 환경문제로 현대차 압박 시작

    현대차 베이징 1공장은 중국 당국이 환경오염 단속에 나서고 있어 공장 유지가 어려운 상태다. 베이징시 자체적으로도 수도의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 업종을 퇴출하기 위해 이에 해당되는 기업의 이전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충칭공장 생산기념식에 참석한 충칭시 장궈칭 시장(가운데)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오른쪽)이 시범생산한 현지전략 소형차를 살펴보고 있다./현대차 제공
    베이징시는 국제 행사가 예고되면, 행사 당일 맑은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환경오염 업체 단속을 대폭 강화한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중국에 동반 진출한 1차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이 현지의 강화된 환경오염 단속에 걸려 지난해 생산정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 1공장은 현대차의 중국사업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의 공장을 고친 곳으로, 시설이 2공장이나 3공장에 비해 설비가 낙후됐다. 1공장은 이미 중국 당국으로부터 대기오염물질 방지장치 미흡, 이송배관의 균열, 폐유 유출 등으로 수차례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사용 계약기간 만료도 베이징 1공장 유지에 걸림돌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 내 부지사용권 만료가 예정돼 있어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강제로 공장을 이전해야 한다”며 “공장 이전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해부터 철수를 염두에 두고, 공장 보수와 유지를 위한 설비투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베이징 1공장 철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환경 문제는 지난 수년간 공장 수리와 설비 개선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됐다"며 “부지사용 계약기간이 정확하게 언제까지 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베이징 1공장 철수하고 창저우 4공장으로 생산물량 이전” 예상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창저우 4공장을 증설해 베이징 1공장의 생산 물량을 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저우 4공장은 베이징공장과 거리가 200km에 불과해 기존 부품과 협력업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현대차 부품 물류기지가 있는 톈진항과 인접해있다. 창저우 자체로도 5개의 간선철도와 7개의 고속도로가 이어져 있어 물류 중심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베이징1공장에서는 링동, ix25 두 개 차종을 생산하고 있는데, 링동은 베이징 2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으며 ix25 역시 동일 플랫폼을 쓰는 코나(중국명 엔씨노)를 충칭공장에서 만든다.


    현대차 중국 창저우 4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가 중국 판매용 소형차인 위에나를 생산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제네시스 진출 시점에 맞춰 베이징 1공장을 제네시스 조립 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이징 1공장은 노후화가 심각해 제네시스 조립공장으로 리모델링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베이징 1공장 문을 닫으면 닫았지, 공장을 재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중국에서 현재 오버캐파 상태로 판매량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 규모가 계속해서 커지는 구조”라며 “가장 오래된 베이징 1공장이 정리 대상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베이징 1공장은 최초의 해외 합작공장으로 지난 2002년부터 가동됐다. 베이징 1공장 근무인원은 3000여명, 연산 30만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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