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본 "한국 투자 1순위는 물류센터"

조선일보
  • 이송원 기자
    입력 2018.05.23 03:09

    도이치·라살자산운용 등 몰려… 수익률 7%, 오피스 투자보다 높아

    독일계 자산운용사인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달 17일 경기도 이천 영동고속도로 적평 IC 인근에 위치한 물류센터 '로지포트 이천'을 612억원에 샀다. 지상 4층, 연면적 4만5000㎡ 규모인 이 물류센터에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 나이키·컨버스 등을 취급하는 의류브랜드 유통관리 전문업체 리앤펑 등이 입주해 있다. 도이치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경기 용인과 이천에서 각각 물류센터 두 곳을 인수했다. 미국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라살자산운용은 이달 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11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2002년부터 서울 나라종금빌딩 등 국내 부동산에 8000억원을 투자한 라살자산운용은 이번 펀드를 통해 "올해 한국 물류센터 세 곳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본이 국내 물류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수도권에 대규모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늘고 거래도 활발하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물류 수요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가 7% 안팎의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망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준공 전인 창고를 미리 매입하거나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임대 또는 매각하는 공격적 투자도 늘고 있다.

    외국자본 몰리는 국내 물류 부동산 시장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은 부동산자산운용사 ADF자산운용과 함께 경기도 이천물류센터를 675억원에 매입했다. 캐나다 연·기금(CPPIB)과 네덜란드 연금을 관리하는 APG자산관리는 지난 3월부터 물류 전문 자산운용사인 켄달스퀘어가 설립한 부동산 펀드의 투자자로 참여해 경남 김해시 물류센터와 부지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지난해 7월 코람코자산운용이 인천 'TJ물류센터'를 인수하기 위한 펀드의 지분 투자자로 참여했다.

    2017~2018년 1분기까지 거래된 주요 물류 시설
    글로벌 자본 투자에 힘입어 올해부터 내년까지 수도권에 새로 공급되는 물류시설 면적은 총 362만㎡로, 지난 2년간 들어선 시설면적(176만㎡)의 두 배 이상 늘 전망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서비스업체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국내 물류시설은 전년보다 55% 증가한 825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외국 기관 투자자의 비중은 75%에 달한다.

    국내 투자자도 외국 자본을 따라 투자에 뛰어들었다. 국내 투자자는 그동안 물류센터가 임차인 등 투자 정보가 폐쇄적이고 경험도 없다는 점을 들어 물류 부동산 투자를 꺼려왔다. 최근 국내 물류 부동산 시장에는 물류 부동산 전문 투자자뿐만 아니라 물류 투자 경험이 없는 외국 투자자와 이지스자산운용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까지 몰려들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주목하고 공격적 투자

    국내 물류 시장이 유망 투자처로 각광받는 주요 이유는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5년부터 매년 20% 안팎씩 증가하고 있다. 물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국내 물류 시설은 부족하고 낙후되어 있는 점을 외국 자본이 먼저 간파한 것이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는 "외국 투자자들은 일본 등 선진국에서 물류 투자 노하우와 풍부한 자금으로 무장하고 저평가된 시설을 발굴하거나 수도권 알짜 매물을 선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종목인 오피스의 투자 매력이 하락한 점도 물류 부동산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프라임 오피스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신규 공급이 늘고 공실률이 높아지며 투자 리스크가 높아졌다. 오피스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국내외 투자자들 간 경쟁이 치열하고 거래 금액은 수천억~수조원에 달한다.

    반면 물류센터 몸값은 보통 수백억원대로 적고 최근 물류 수요가 증가하며 공실 부담이 줄어들었다. 수도권 요지의 알짜 물류센터를 매입해 대기업에 10~20년 빌려줄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부동산업계는 물류센터 투자 수익률이 6% 후반대~8% 수준으로, 서울 오피스 투자수익률보다 1~2%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백영기 CBRE코리아 전무는 "외국 투자기관이 최근 한국에서 찾는 투자 1순위가 물류센터"라며 "최근에는 수도권 우량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어 물류 투자 수익률이 과거에 비해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