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첫 화면은 구글처럼… 뉴스 유통은 포기 안했다

입력 2018.05.10 03:08

[오늘의 세상]
인링크·댓글달기 유지… "여론조작 불씨 여전히 남아" 지적

오는 3분기에 네이버 모바일 메인 화면이 바뀐다. 현재는 스마트폰에서 네이버 홈페이지를 열면 첫 화면에 검색창, 주요 뉴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추천 뉴스, 날씨 등이 차례로 나온다. 네이버는 이 중에서 뉴스와 실검, 추천 뉴스 등을 빼기로 했다. 최근 여론 조작으로 질타를 받아온 네이버가 이에 대한 대책으로 메인 화면 개편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 메인 화면의 맨 위에 배열된 10여개 기사에 사용자 3000만명의 시선이 집중되는 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댓글 논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고 개편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언론사 기사를 네이버 내부에서 보게 하는 인링크 방식과 댓글 달기를 유지하기로 해 네이버의 과도한 영향력과 여론 조작 논란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스 사라지는 네이버 첫 화면

네이버 첫 화면은 앞으로 검색창 위주로 단순해질 전망이다. 메인 화면에 검색창과 날씨 정보 정도만 남아 첫 화면에 검색창 하나만 배치한 구글과 비슷해진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 "구글처럼 검색창만 있는 방식이 국내 소비자에게 맞는 방식인지 고민해 보겠다. 주변에서 '날씨는 꼭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도 "메인 화면을 일단 다 비우고 새롭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모바일 화면 개편안 그래픽

네이버는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대신에 '뉴스판' '뉴스피드판' 등 2개의 페이지를 신설한다. 첫 화면에서 손가락으로 왼쪽으로 밀면 뉴스판이 뜬다. 뉴스판은 이용자가 직접 선호하는 언론사를 선택하면 그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가 보이는 식이다.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매일 기사를 제공하는 43개 신문·방송·인터넷 매체가 대상이다. 예컨대 이용자가 조선일보와 연합뉴스, 한국경제신문을 순서대로 골랐다면 맨 먼저 조선일보 기사 5~6건이 배열되고 그 밑으로 연합뉴스와 한국경제신문 기사가 나타난다.

뉴스피드판은 이용자가 자주 읽은 분야의 기사를 AI(인공지능)가 자동 추천해 주는 개인별 맞춤 뉴스 페이지다. 첫 화면에서 왼쪽으로 3~4번 넘기면 나온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평소 북한 관련 뉴스와 축구 관련 뉴스를 많이 봤다면 나의 뉴스피드판에는 여러 언론사가 쓴 북한 관련 뉴스와 스포츠 뉴스를 골라서 띄워 주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기사 배치를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네이버 "댓글 달기 여부 언론사가 결정"

네이버는 댓글 다는 방식도 3분기에 개편한다. 기사에 대해 댓글 달기를 허용할지 여부와 배열 순서 등을 기사를 제공한 언론사가 결정하도록 했다. 예컨대 네이버에서 조선일보 기사를 볼 때도 조선닷컴의 댓글 정렬 원칙에 따르게 된다. 조선닷컴은 댓글을 최신 순으로 배열한다.

다만 댓글 개편에 앞서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이달 내 정치·선거 관련 기사 하단의 댓글 자동 노출을 폐지하고 댓글 읽기를 택한 이용자에게만 보여주기로 했다. 정렬 순서도 최신 순으로 바꾼다. 또 이달부터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댓글 작성을 제한하기로 했다. 그동안 네이버 아이디뿐만 아니라 트위터·페이스북 아이디로도 댓글을 달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네이버 아이디로만 댓글을 달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댓글 논란의 책임을 네이버가 언론사에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댓글 관리를 허술하게 하는 특정 언론사 기사에 댓글 조작이 반복될 여지가 있는 데다 네이버가 책임을 일부 회피하는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을 전면 시행하지 않고 원하는 매체들만 선택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 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군소 매체들의 경우 전재료 수익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해 선뜻 아웃링크 방식을 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이번에 진일보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댓글과 아웃링크에 대한 좀 더 명확한 방침을 내놔야 한다"며 "특히 댓글의 책임성을 제고하는 문제는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판·뉴스피드판

네이버가 기존 첫 화면에서 뉴스를 빼는 대신 별도로 만드는 뉴스 페이지. 뉴스판에서는 이용자가 고른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를 보여주고, 뉴스피드판에서는 개인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 추천 뉴스를 보여준다.

아웃링크(outlink)

포털 사이트에서 기사를 클릭하면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해 기사를 읽는 방식을 말한다. 구글이 채택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네이버는 자사 홈페이지 안에서 기사를 읽게 하는 인링크(inlink) 형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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