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계 대신 눈바디' 행동·습관 고치는 다이어트 시대

조선비즈
  • 허지윤 기자
    입력 2018.04.18 07:00

    ‘찰칵.’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기업을 다니는 직장인 정아영(30)씨의 일상은 거울 앞에서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된다. 정씨는 작년부터 이른바 ‘눈바디’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자신의 SNS에 기록하고 있다. 눈바디는 ‘눈(眼)’과 체성분 분석기 브랜드 ‘인바디’의 합성어로, 체중계 상의 몸무게에 연연하기보다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몸매 변화를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17일 정씨는 “주로 아침 공복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Instagram) 개인 계정에 기록하고 있다”며 “운동 시작 전 신체와 이후의 신체 변화를 기록하는 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남들과 비교하는 것보다 내가 남긴 사진들을 보며 더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정아영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소위 ‘눈바디’ 사진이 기록돼있다. / 정아영씨 제공
    서울 여의도에서 일하는 직장인 장주은(31·가명)씨도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식단과 운동 습관을 기록하며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장씨는 20대 때부터 ‘1일 1식’, ‘삼시 세끼 닭가슴살만 먹기’ 등 다소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해왔다. 하지만 체중이 빠졌다 금세 돌아오는 요요 현상(yo-yo effect)을 겪었다.

    이제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 점심시간에는 회사 인근 샐러드바를 이용하거나 ‘비건 푸드(vegan food·채식 식단)’로 만든 도시락을 챙겨 먹는다. 퇴근 후에는 하루 1시간 이상 근력 운동을 빼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장주은씨의 식단과 운동 기록이 담긴 인스타그램 일부 캡쳐. /장주은씨(가명) 제공
    장씨는 “연예인들이 한다고 알려진 다이어트는 직장인이 시도하기엔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며 “행동과 습관을 바꾸는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변화는 느린듯 하지만 매일 기록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걸그룹 아이돌의 극단적인 식단과 같은 무리한 다이어트가 아닌 꾸준히 실천하는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 “비만 원인 행동과 습관부터 고쳐라”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SNS에 자신의 식단과 운동 사진을 올리는 것 역시 다이어트 비법 중 하나다. 이는 실제 의학적으로는 ‘행동수정요법’으로 분류된다. 식습관, 운동량, 활동량 등 평소 행동 중 비만의 원인이 되는 요소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건강한 행동, 즉 다이어트를 위한 행동으로 고치는 방식이다.

    ‘매일 거울 보기’, ‘다이어트 자극용 사진 보기’ 등도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다이어트 동기를 부여하는 행동수정요법에 해당한다.

    조민영 비만클리닉 365mc 천호점 대표원장은 “행동수정요법은 체중 감량을 위해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억지로 운동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을 바꿔 스스로 건강한 음식을 찾고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시각적인 자극은 빈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강해지는데 매일 거울을 본다면 자극을 주는 횟수가 늘어나 다이어트 동기 부여가 배가 된다”며 “닮고 싶은 몸매 사진을 자주 보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행동수정요법의 관건은 ‘유지’에 있다. 단기간에 종료하는 것으로는 ‘수정’이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조 원장은 “최소 6개월 이상 수정된 행동을 모두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수정 방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생활습관 개선 서비스 내놓는 기업들

    체계적인 식단과 생활 습관 개선을 돕는 스타트업과 서비스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분석서비스도 ‘다이어트’에 적용되고 있다. 유전자분석 서비스 제공 기업 '제노플랜', '테라젠이텍스' 등은 비만 유전자를 분석해 자신의 체질을 파악해 다이어트를 실행하는 ‘유전자 분석 서비스’ 상품들을 잇달아 내놨다.

    유전자 분석 키트 제품 ‘진스타일’. /테라젠이텍스 제공
    건강식품 전문기업 한국허벌라이프의 경우 테라젠이텍스(066700)와 손잡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 '젠스타트(Gene Start)'를 출시했다. 유전자 정보 분석과 식생활습관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가이드라인과 허벌라이프의 건강식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제노플랜은 도시락업체 스테이정글과 함께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도시락을 출시할 예정이다. 유전자를 분석해 체질량지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압, 비타민C 대사, 피부 노화 및 탄력, 색소 침착, 카페인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도시락 식단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습관성형’이라는 모토를 내세운 스타트업 다노는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다. 창업 초기에는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해 이후 다이어트 식품 쇼핑몰, 컨설팅 서비스, 여성 전문 운동센터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헬스케어 벤처기업 눔코리아의 경우 사용자가 기록한 식사량, 운동량을 분석해 개인의 다이어트 일정을 관리해주는 눔코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송기영 퍼스널트레이너는 “트레이너(운동코치), 피트니스 센터들도 최근 출시된 유전자 검사 서비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유전자 검사 키트로 고객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고려한 운동법과 식단 관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생활 습관을 객관적으로 놓고 생각해본 뒤 나쁜 습관을 한 가지 이상 고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이어트를 며칠, 몇달 정도 하다 그만 두는 일시적인 이벤트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평생을 지켜나가야 하는 ‘좋은 생활 방식’으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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