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서 조단위 거래시장으로…서울역 오피스의 재발견

조선비즈
  • 김수현 기자
    입력 2018.03.16 10:03


    서울 한복판이지만 낙후된 이미지로 ‘만년 변방’ 취급을 받던 서울역 일대 오피스 시장이 최근 재평가를 받고 있다.

    오피스 손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비어 있던 건물에도 임차사들이 속속 차고 있다. ‘서울로 7017’ 등과 같은 도시재생에 힘입어 주변 여건이 달라지고 있고 서울역 개발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서울역 12번 출구 인근에 있는 용산구 동자동 ‘KDB생명타워’ 매각 주관사인 세빌스코리아와 메이트플러스 컨소시엄은 최근 빌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KB자산운용을 선정했다. 거래가는 총 4200억원 수준으로, KB자산운용은 두 달간 실사를 거쳐 매매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빌딩은 2013년 9월 준공된 비교적 새 건물이다. 지하 9층~지상 30층으로 연면적 7만2116㎡의 대형 오피스다.

    앞서 지난 2월엔 중구 서소문동 지상 23층짜리 ‘퍼시픽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페블스톤자산운용이 선정돼, 이달 중 소유권 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연면적은 5만9500㎡로, 서울역과 직선거리로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전체 거래가는 43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엔 서울역 8번 출구 근처에 있는 연면적 3만9908㎡짜리 ‘메트로타워’를 안다자산운용이 2400억원에 사들였다. 건물은 2016년 말부터 매각이 진행돼 왔지만 두 차례 불발됐었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정비한 ‘서울로 7017’ 일대. /조선일보DB

    4개월 만에 이 일대에서만 1조원어치의 오피스 건물들이 손바뀜됐지만, 앞으로도 거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시권에 있는 빌딩으론 서울역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는 남대문로5가 ‘서울스퀘어’로, 올해 상반기 중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하 2층~지상 23층 높이, 연면적 13만2806㎡의 대형 건물이다. 3.3㎡당 2400만원선에서 매각가가 논의되고 있다. 전체 매각가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중구 순화동 ‘ING센터’ 건물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한때 ‘불 꺼진 사무실’ 천지였던 이 지역 오피스 공실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화63시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역 일대 남대문로권역의 오피스 공실률은 8.9%로, 같은 기간 도심(CBD·10.2%)과 서울 전체(9.2%) 수치를 밑돌았다. 이 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한때 20%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감소하고 있다. 도심이나 서울 전체 공실률이 최근 높아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 오피스 시장 공실률 추이. /조선일보DB

    실제 지난 한 해만 보더라도 SK플래닛 11번가와 한국MSD제약, 프랑스 위스키업체인 페르노리카코리아, 주한유럽대표부 등에 더해 위워크까지 서울스퀘어의 약 5만8000㎡ 면적을 임차했고, 남대문로5가 T타워도 SK컴즈와 MPC 등이 약 1만6000㎡를 쓰기로 했다. 퍼시픽타워에도 샤넬코리아와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이 새로 들어왔다.

    이처럼 서울역 오피스 시장이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 지역 도시재생이 속도를 내면서 주변 환경이 정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공공예산 2500억원을 투입, 서울역 인근 195만㎡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종합적으로 재생하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를 재정비한 ‘서울로 7017’이 지난해 5월 개장한 이후 주변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이 여파로 일부 오피스 저층부가 리테일로 바뀌기도 했다.

    한화63시티 관계자는 “서울역 주변 오피스 시장은 그동안 낙후된 이미지 때문에 낮은 임대료로 임차가 가능한 곳이라는 선입견이 있던 곳이지만, 각종 개발사업과 보행 친화적 정책·정비가 속도를 내면서 주변 환경을 중시하는 외국계 임차인, 공공기관 등이 많이 이전해오고 있다”면서 “주요 오피스들이 매물로 나오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역을 교통 거점으로 만드는 내용의 통합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시장 가치를 끌어올리는 호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부터 ‘서울역 통합개발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역 지하공간에 간선철도·지하철·버스를 연계하는 환승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상부에는 주변 지역과 연계되는 상업·유통시설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국토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총 7개 노선이 운행 중인 서울역은 고속철도(KTX) 1개 노선(수색~광명)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2개 노선(A·B노선), 신분당선, 신안산선 등 5개 새 노선이 더해져 총 12개 노선이 구축될 예정이다.

    유명한 메이트플러스어드바이저 리서치파트장은 “서울역을 관통하는 노선이 늘어나 교통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오피스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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