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네 번째로 크게 짓는다더니...해프닝으로 끝난 세종시 태양광 실증단지

입력 2018.02.08 06:05

정부세종청사 안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대규모 태양광 국가실증단지를 구축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이 첫 삽도 뜨지 못하고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세종시)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이 계획을 세울 당시 실증단지 구축 예정지인 정부세종청사 주차장 소유자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임에도 세종시 소유로 잘못알고 무턱대고 정책을 발표했던 탓이다. 뒤늦게 산업부와 행안부는 실증단지 구축을 위해 협의에 나섰지만 지나치게 비싼 주차장 부지 사용 임대료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정부세종청사 내 산업통상자원부 앞 10·11 주차장 부지에 만들 계획이었던 태양광 국가실증단지 조감도. /산업부 제공
8일 산업부와 세종시에 따르면 정부는 2016년 10월 정부세종청사 10·11주차장 부지를 활용한 ‘1.5메가와트(MW)급 대규모 태양광 국가실증단지’를 지난해 1분기 중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내 1만4000㎡(약 4235평) 크기의 주차장에 지붕형 대형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발전시설로 이용하는 동시에 태양광 관련 기업들의 다양한 개발품 테스트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정부는 메가와트급 태양광 실증단지는 국내에서 최초이며 미국과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도 네 번째로 큰 규모가 될 것이라 선전했다. 하지만 정부는 실증단지 구축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지난해 3월 조성 완료 시기를 지난해 말까지로 슬쩍 바꿨다.

이처럼 태양광 실증단지 구축 시기가 연기된 것은 공무원들이 기초조사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해당 정책을 담당했던 산업부와 세종시 공무원들은 정부세종청사 내 주차장 부지의 소유권이 세종시에 있다고 착각하고 세종시 협조만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쉽게 지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주차장 부지의 소유자는 대책 발표 직전이었던 2016년 9월 세종시에서 행정자치부로 이관된 상태였다. 정책 추진에 앞서 산업부, 세종시, 행자부가 우선적으로 협의했어야 했지만 부처간 협의도 없이 국민을 상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섣불리 발표했던 셈이다.

그러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진입하면서 부처 업무는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관계 부처가 정책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 때문에 수익성이 없다고 결론 내리고 이 계획을 폐기했다.

국유재산법에 따르면 국유지의 임대료는 연간 공시지가의 5% 이상으로 정해져있다. 지난해 1분기 정부세종청사 10, 11 주차장 부지의 공시지가는 총 400억원 수준이었다. 임대료로만 연간 20억원 이상이다. 기업들의 입주비를 받고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에 팔더라도 손해인 셈이다. 실증단지에 입주하겠다고 나선 기업이 몇 안됐다는 점도 정책이 폐기되는데 한몫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얻는 수익보다 주차장 부지 임대료가 더 많이 나와 경제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실증단지에 입주할 기업수요도 적어 정책 자체가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또 “실증단지 구축은 시작도 못하고 끝나 현재 산업부에서도 해프닝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가 주도하는 태양광 실증단지를 구축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태양광 관련 기술들은 이미 대부분 개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기술을 테스트할 실증단지는 필요없다고 보고있다”며 “태양광 모듈 효율성을 시험해보는 것도 제조사 차원에서 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적인 면에서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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