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정부 규제 대상 가상화폐 자체가 아닌 투기적 거래"

입력 2018.01.15 11:12 | 수정 2018.01.15 11:29

“정부 욕먹더라도 할일 해야...거래 본인 책임 명심해야"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출 중단 여부는 회추위 결정사항"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5일 “정부가 규제하려는 대상은 블록체인 기술 개발과 가상통화 그 자체가 아니라 과도한 투기적 거래"라며 “경제와 사회 그리고 개인이 입을 수 있는 큰 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금융혁신 추진방안 브리핑을 열고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정부가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비정상적인 과열투기로 인해 사회 안정이 저해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거래 참여자도 여러 차례 말했듯 본인의 책임 하에 이뤄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하고 부디 현명한 판단을 당부한다”고 했다. 또 “어떤 조치를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 규제는 범정부 차원에서 확정되는 대로 국무총리실장 주관 하에 차관회의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


사진 = 조선DB
최 위원장은 금융사 임직원들의 과도한 연봉과 불투명한 지배구조, 약탈적 대출 등에 대해서도 엄중 경고했다. 그는 “담보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 비 올 때 우산 빼앗는 행태,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황제연봉,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구조, 불완전 금융상품 판매 등 금융소비자 피해, 그리고 최근 일련의 채용비리까지 금융권 적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얼음장과 같이 차갑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명목 하에 이뤄졌던 금융적폐를 적극적으로 청산하는 한편 서민층, 영세 자영업자, 중소‧벤처기업 등 국민 생활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과감하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금융권 고액성과급 수령자에 대한 보수공시를 강화하고 객관적 평가기준을 통해 적정성을 점검받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보수를 받는 문화를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회사의 고액 성과급 수령자에 대한 개별보수 공시 등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셀프연임’으로 비판받는 금융지주사 지배구조와 관련해서 최 위원장은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외이사가 당초 취지대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마련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방안은 ▲CEO 후보군 관리 강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독립성 제고 ▲사외이사 역할 강화 ▲소수주주 참여 확대 등 4개 방안으로 구성됐다.

최 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금융당국의 회추위 일정 중단 요청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권고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회추위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추가 언급을 피했다.

금융권에선 금융감독원이 최근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출 일정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3연임을 노리고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정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위원장과 최흥식 금감원장은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을 강도높게 비난해왔다. 셀프연임은 사실상 주인이 없는 금융지주의 회장이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후계자를 키우지 않고 손쉽게 연임하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금감원은 현재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부실대출, 채용비리 등을 조사 중이다. 최고경영자(CEO)와 연관성이 있는 이런 의혹을 밝힌 뒤에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조사 중인 하나금융 관련 의혹에 현 경영진이 연루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차기 회장 선출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 CEO 선출에 개입하려는 것은 구태를 벗지 못한 관치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정권 차원의 낙하산 인사를 심거나 눈밖에 난 인사를 교체하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CEO 선출에 개입하는 것은 금융산업 발전을 후퇴시킨 과거의 관치를 되풀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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