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비트코인 투자 손실은 투자자 본인 책임"

조선비즈
  • 김유정 기자
    입력 2017.11.13 11:48 | 수정 2017.11.13 14:36

    주말 새 비트코인 가격 급락과 서버 다운 문제가 또 한번 불거지면서 투자자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허술한 전산 관리로 투자자 피해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의 투자자 보호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가상화폐는 제도권 금융이 아니라며 시장에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13일 “정부에서는 가상화폐를 제도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가상화폐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투자자 스스로가 인지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빗썸 등 일부 가상화폐 거래소는 비트코인 가격의 급락, 비트코인 캐시 가격의 급등으로 거래량이 몰리면서 1시간 이상 서버가 다운됐다. 특히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빗썸은 거래량이 증가할 때마다 서버가 다운되거나 해킹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IT전산 시스템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에게 서버 확충 등 투자자 보호 의무를 더욱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전산 마비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여 법적으로 공동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대책이 없기는 정부 당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국세청, 경찰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등 관계기관은 합동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상화폐로 인한 소비자 피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가상화폐 투자 열풍으로 시장이 과열되고 있고, 이를 악용한 불법거래나 유사수신 다단계 등 사기 범죄가 발생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문제로는 ‘불안정한 서버’가 꼽혔으나 정책 당국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자율적인 대응책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권고로 연내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블록체인협회(가칭)가 투자자 보호 정책을 담은 영업행위 준칙을 만들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거래량 폭증에 따른 서버 다운 등 전산 문제를 개선하라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실천할 지 여부는 개별 사업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다.

    조선일보DB
    다만 금융당국은 은행을 통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안정성을 우회적으로 검증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은행들은 가상화폐거래소가 대포통장이나 돈세탁 등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상계좌를 통해 이용자 본인 확인을 강화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가상계좌 시스템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가상화폐 가격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투자 리스크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는 투자 열풍에 대해 금융당국은 손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치평가가 일어나는데 변동성이 매우 크고 거래소가 그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가격 급변동으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이 매우 커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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