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터뷰]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반도체 중고 장비의 메카 될 것"

조선비즈
  • 이다비 기자
    입력 2017.11.13 06:00

    경기도 용인에 700억원 규모 ‘반도체 중고장비 클러스터’ 조성
    “2025년까지 회사 가치 1조원 목표 잡아”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서플러스글로벌 본사에 위치한 반도체 중고장비 전시장. 이곳에는 성인 남성만한 하얀색, 파란색, 회색 반도체 장비 500여대가 가로세로로 줄지어 1만1500㎡(3500평) 규모의 공간을 꽉 채우고 있다. 각 반도체 장비에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를 비롯한 여러 반도체 장비 업체의 로고가 붙어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을 찾는 국내외 바이어(구매자)들은 꼭 들르는 장소다.

    김정웅 서플러스글로벌 대표 / 이다비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중고장비 업체인 서플러스글로벌은 이곳을 비롯한 전시장 3곳(본사 HQ 전시장, 제1전시장, 제2전시장)에서 총 1100여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김정웅(51) 서플러스글로벌 대표는 “전 세계에 나와 있는 반도체 중고 장비의 20%는 서플러스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26일 조선비즈는 서플러스글로벌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나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과 서플러스글로벌의 지향점을 들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에 서플러스글로벌을 설립하고 사원 50여명과 함께 반도체 중고장비 매입매각과 매각대행, 기술지원 서비스, 장비 임대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을 비롯해 동부하이텍, TSMC, SMIC 등 세계 반도체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 지난 1월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94억127만원, 영업이익 74억5763만원을 달성했다.

    ◆ “반도체 시장의 중요한 인프라…덜 알려져 아쉬워”

    김 대표는 반도체 중고장비 산업에 관련해 묻자 “반도체 중고장비 업계는 반도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인프라 스트럭처(사회적 생산기반)”라며 “국내에만 2000명이 넘는 인원이 반도체 중고장비 업계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은 반도체 장비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은 보통 400억달러(약 44조6000억원) 규모를 웃돈다. 반도체 호황에 힘 입어 500억달러(약 55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SML, 램리서치, KLA텐코, 도쿄일렉트론 등이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이며 이들이 전체 시장의 50~70%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은 연간 약 30억달러(약 3조3500억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중고장비 업계는 크게 ‘반도체 업체 간 거래 시장(팹투팹)’과 서플러스글로벌과 같은 ‘딜러 거래 시장’으로 나뉜다.

    반도체 업체 간 거래는 도시바와 TSMC 등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끼리 중고장비를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서플러스글로벌 본사 HQ 전시장 / 이다비 기자
    서플러스글로벌과 같은 반도체 중고장비 딜러 업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마이크론과 같은 반도체 업체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ASML 등 OEM 반도체 장비 업체로부터 40나노미터(㎚) 이상 레거시(Legacy·첨단 반도체 공정이 아닌 성숙한 반도체 공정 기술) 반도체 장비를 구매해 다시 재판매하는 일을 한다. 고객사는 중소기업부터 글로벌 기업 등 다양하다.

    김 대표는 “10년 전만해도 중고장비 시장이 작았지만 이제는 품질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생겨 시장이 많이 커졌다”면서 “특히 레거시 장비 중에는 더 이상 새로운 장비가 생산되지 않아 중고 시장에서만 구해야 하는 장비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130㎚ 이상 반도체 장비는 새 장비의 50~60% 가격 수준에서 장비를 설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에서 팹투팹 거래·딜러 거래보다 2배 가량 큰 시장이 있다. 약 20억달러(약 2조2300억원)에 달하는 서비스·부품 시장이다. 장비 유지·보수·수리, 장비 개조(리퍼비시), 장비 운반 등이 이 시장에 속한다.

    김 대표는 “서비스·부품 질이 높아지고 시장이 커지면서 반도체 중고장비 채택률이 올라가고 있다”며 “특히 국내에 유명 반도체 장비 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 등이 많고 반도체 시장이 크기 때문에 반도체 중고장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반도체 중고장비 클러스터로 ‘산업 메카’ 꿈꾼다

    서플러스글로벌은 반도체 서비스 및 부품 시장에도 순차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달 이큐글로벌을 인수했다. 이큐글로벌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용 인쇄회로기판(PCB), 자동테스트장비(ATE), 무선주파수(RF) 제너레이터의 개발·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서플러스글로벌은 이큐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리퍼비시를 제외한 장비 유지·보수·수리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고객이 서플러스글로벌을 찾아왔을 때 완성도 높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큐글로벌을 비롯해 반도체 장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지속적으로 인수해 장비부터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중고장비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중고장비 클러스터 예상도 / 서플러스글로벌 제공
    서플러스글로벌은 이같은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용인시에 6만1487㎡(약 2만평) 규모의 세계 최대 반도체 중고장비 산업집적지(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서플러스글로벌은 해당 클러스터를 통해 반도체 중고장비 공급과 리퍼비시 서비스, 부품의 일괄 공급체계를 2019년 상반기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적인 OEM 업체와 유통업체 등을 유치해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중고장비 클러스터에는 유명 OEM 업체를 비롯해 약 30개 회사가 입주해 반도체 중고장비 모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포부는 서플러스글로벌만의 17년간 누적된 반도체 장비 수요예측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다. 김 대표는 “서플러스글로벌 직원들은 해외 여러 곳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반도체 장비 시장 감각을 익혔다”며 “장비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장비 수요·공급을 관리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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