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지난해 해외에서 카드를 쓴 사람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들이 해외에서 카드로 쓴 돈도 16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사용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16조3000억원)과 맞먹는 액수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광온 의원(민주당)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신용·직불·체크카드를 쓴 사람은 법인을 포함해 1080만명이었다. 2012년 556만명이었던 해외 카드 사용자는 꾸준히 늘어 지난해 처음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이 쓴 카드 사용액은 2012년 10조82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3900억원으로 4년 새 51% 증가했다.
이처럼 해외 카드 사용 규모가 커진 것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비용 항공사의 노선이 확대되는 등 해외여행 문턱이 낮아지면서 해외로 출국한 사람은 2012년 1373만7000명에서 지난해 2238만3000명으로 63% 늘었다.
1인당 해외 카드 사용액은 2012년 195만원에서 지난해 152만원으로 40만원가량 줄었다. 법인보다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개인 여행객이 더 빠르게 증가한 데다 각종 가격 비교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여행 비용에도 거품이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50만달러(약 5억7000만원) 넘게 쓴 '큰손'은 491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개인 사용자는 91명이었고, 나머지 400명은 법인이었다.
한편 지난해 해외에서 긁은 카드 외에 현금, 송금을 모두 합칠 경우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돈은 총 28조9299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