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原電찬성측이 "공론화委 못믿겠다"

조선일보
  • 김성민 기자
    입력 2017.09.25 03:00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대표단 "왜 전문가 활동 막는 공문 보냈나"
    원전 공론화 일정 참여거부 선언

    건설반대측 보이콧 푼지 3일만에 또다시 공정성 논란 일며 파행
    내달 20일 최종안 내야하지만 시민참여단에 자료집도 못건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 여부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 중인 '신고리 공론화위원회'에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한국원자력산업회의·원자력학회·한국수력원자력 등 '건설재개 측 대표단'은 24일 "공론화위가 공정성, 객관성, 투명성과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공론화 일정 참여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건설 반대를 주장하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은 지난 13일 공론화위의 중립성 문제를 거론하며 공론화 일정을 거부했다가 21일부터 참여를 재개했다. 공론화위는 정부에 최종 권고안을 10월 2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24일까지 시민참여단에게 찬반에 관한 정보와 주장이 담긴 자료집도 배포하지 못했다.

    24일 오전 서울역 4층 회의실에서 원자력산업회의 등‘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측 대표단’은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전문가의 토론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앞으로 예정된 토론회 등을 취소나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서울역 4층 회의실에서 원자력산업회의 등‘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측 대표단’은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전문가의 토론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앞으로 예정된 토론회 등을 취소나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이번엔 건설 재개 측이 보이콧

    24일 오전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주장하는 측은 기자회견을 하고 "공론화 토론 과정 중 전문가들의 참여가 불가능할 경우 앞으로 계획된 공론화 일정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공론화 보이콧(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발단은 지난 20일 공론화위가 신고리 원전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측 주장을 받아들여 산업통상자원부에 "한수원과 정부출연기관의 '건설 재개 측 활동' 중단을 협조해달라"고 공문을 보낸 것이다. 건설 중단 측의 요구는 공사 재개를 지지하는 한수원·원자력연구원·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소속 전문가가 토론회에 나서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산업부는 이 요청에 따라 22일 한수원 등에 "공론화 중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활동이 재발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적절한 조치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한 정부출연 연구원 관계자는 건설 중단 측의 요구와 관련, "이 문제의 최고 전문가들인 한수원이나 정부출연기관 소속원 등이 토론회 등에서 건설 재개 의견을 내지 말라는 의미 아니냐"며 "당장 25일부터 진행되는 공론화 관련 지역 토론회, TV 토론회 등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 재개 대표단은 "전문가 참여가 제한된다면 국민들과 시민참여단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이고, 공론화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참여단에게 자료집도 못 건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일지
    이에 앞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 측은 반대 측대로 공론화위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공론화 일정을 거부했었다. 건설 반대 측은 지난 10일 시민참여단에 전달할 자료집을 제출했다. 그러나 공론화위는 "기존 합의대로 자료집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건설 반대 측은 13일 "공론화위가 목차 등을 건설 찬성 측에 유리하게 작성하려 한다"며 공론화 일정을 보이콧했다. 게다가 이들이 제출한 자료 초안에는 일부 통계를 과장한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대목이 눈에 띈다. 지난해 세계 신규 발전 설비 중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5.3%로 절반이 넘는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세계스마트그리드연합회가 발간한 '2017년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동향'에 따르면, '55.3%'에는 폐기물이나 폐목재를 연료로 활용해 태양광·풍력보다 유해 물질 배출이 많은 폐기물·바이오매스 발전이 포함돼 있다.

    당초 공론화위는 자료집 작성을 마무리해 지난 16일 시민참여단의 오리엔테이션 때 배포할 계획이었으나, 갈등이 이어지며 아직까지 배포하지 못했다. 공론화위는 21일에야 건설 찬반 측을 모아 소통협의회를 열고, 자료집 관련 갈등을 봉합했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건설 찬반 양측이 합의한 최종 자료집 작업이 늦어졌지만, 앞으로 1주일 내에 시민참여단에게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할 시민참여단이 자료집을 놓고 '공부'할 시간은 2주일이나 줄어든 셈이다. 시민참여단 478명은 다음 달 13~15일 합숙을 하며 최종 설문 조사에 응할 예정으로 공론화위는 이를 토대로 다음 달 20일 건설 여부에 대한 권고안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다양한 배경과 연령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20일 남짓한 시간 동안 원자력발전소와 원전 산업에 대해 숙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공론화위가 지금까지 보인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벗어나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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