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견적 비교 스타트업 '짐싸'.. 이사업계 '우버' 될까

조선비즈
  • 윤희훈 기자
    입력 2017.09.05 14:55 | 수정 2017.09.05 23:37

    결혼을 앞두고 전셋집을 마련했다. 입주예정일은 9월 29일. 이제 이사업체를 알아봐야 한다. ‘어디가 좋을까?’ 포털 사이트에서 이사를 검색하면 이사업체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10년여간 자취를 하면서 짐이 많아지긴 했지만 일반 가정에 비해 짐이 적을텐데 대형 포장 이사업체는 오버인 것 같고, 소형 업체는 어디가 합리적인지 알기가 어렵다. ‘거리와 이삿짐 양에 맞춰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바로 그 때 ‘짐싸’를 만났다.

    위넥스트가 운영하는 짐싸는 원룸이사 견적비교 서비스다. ‘불합리한 시장을 기술로 혁신한다’는 비전을 갖고 지난해 2월 설립됐다.

    짐싸는 이삿짐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객과 이삿짐 차량을 운행하는 기사를 직접 연결해준다. 고객이 이사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고, 옮길 짐의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를 토대로 기사들이 자신만의 가격을 제시한다. 고객은 기사가 제시한 가격과 이전에 이용했던 고객들의 리뷰를 토대로 고르면 된다.

    이사 관련 정보를 입력하니 3명의 기사로부터 제시 가격이 왔다. 최저 15만원에서부터 최고 38만원까지 가격차이가 꽤 났다. ‘최저가를 제시한 기사가 이사 후에 추가금을 요구하진 않을까?’ 그런 우려는 고객 평가를 통해 씻을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평가와 함께 어떨 때 추가금액이 들어갔는지 자세한 리뷰가 있었기 때문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와 거의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이사 건수는 1년에 476만건, 이중 74%가 원룸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약 1만건의 원룸이사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원룸이사 시장 규모만 6300억원.

    짐싸를 운영하는 위넥스트의 한성배 대표. /위넥스트 제공
    이렇게 규모가 큰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원룸이사 시장은 대표적인 불투명 시장으로 꼽힌다. 한성배 위넥스트 대표는 4일 “원룸 이사는 가격 견적을 알아보기 힘들어 가격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 어떤 기사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많이들 불안해한다”고 평가했다. 한성배 대표가 직접 체감한 불편함이었다.

    그는 “대학 올라오면서 자취를 했는데, 5~6번 이사를 했다. 그리고 회사 창업 전 이사를 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다. 당시 프로그램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없을까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며 “혼자만 느끼는 것일지 몰라 주변에도 물어보니 다들 이런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사 견적 비교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한 대표는 업계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사 업종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고객이 이삿짐 주선 업체에 의뢰하면 주선사는 이사 견적을 뽑아준다. 그리고 그 견적에 맞춰 용달기사를 연결해준다. 이 과정이 상당히 다단계로 이뤄진다. 과정은 결국 비용이다. 어떤 기사가 올지 고객은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 주선업체가 수수료를 많이 떼가니 기사님들의 수익도 줄어든다. 기사님들의 업무 만족도가 낮아지니 서비스 질은 더 하락된다.”

    짐싸 서비스 이용 방법. /위넥스트 제공
    기사들의 애로도 파악했다. “용달 기사를 하시는 분들은 자기 업종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사란 새출발을 하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희망찬 내일을 안겨주는 멋진 일이라는 프라이드가 있다. 그런데 고된 노동 후에 ‘비싸다’, ‘거품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짐싸는 그래서 ‘견적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무조건 최저가’를 고집하지 않는다. 한 대표는 “우리는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너무 싼 가격만 고집하다보면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객과 기사를 직접 연결해주고 타업체에 비해 매우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가격에서 승부하지 않고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겠다는 한 대표의 의중이 들어간 전략이다. 일반 이사업체와 달리 소속 기사를 무작정 늘리지 않는 것도 짐싸의 특징이다. 짐싸는 기사를 모집하면서 면접을 반드시 실시한다.

    한 대표는 “기사 모집 공고를 내고 연락을 받은 후 면접을 오라고 하면 당황해하기도 한다. 처음엔 ‘다른 업체는 기사 확보 못해서 안달인데 무슨 면접이냐’는 반응도 있었다”며 “우리가 제공하려는 서비스의 방향을 설명하면 대부분 수긍한다”고 말했다. 고객 만족에 대한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짐싸는 ‘드라이버 5계명’을 정하고,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 대표는 “고객 만족이 기사들의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 이사를 마친 고객이 팁을 주는 등 여러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최근 기사들의 처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희망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던 짐싸는 최근 부산·경남 지역으로 확대했다. 짐싸 서비스를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사업 지역 확대를 위한 투자 유치가 한 대표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다.

    한 대표는 “위넥스트라는 사명은 ‘우리가 좀 더 나은 다음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명처럼 좀 더 미래를 내다보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