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지난 8일(현지시각) 치러진 대선의 잠정 개표 결과에 반발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4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케냐는 지난 9일(현지시각)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해 현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의 재선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개표가 90% 이상 이뤄진 잠정 개표 결과를 보면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804만표(53.85%)를 얻어 665만표(44.55%)를 받은 오딩가를 앞섰다.
이를 두고 야당 후보 라일라 오딩가가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야권 지지자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외신에 따르면 서부 소도시 키시이와 수도 나이로비에서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총을 발포했고 최소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결과 발표가 계속해서 늦어지는 가운데 야권 후보 라일라 오딩가가 부정선거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야당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는 11일(현지시각) 이번 유혈사태를 두고 "케냐 선거관리위원회(IEBC)는 케냐 국민에게 진실하지 않다"며 “이번 선거 과정에서 해킹 시도도 있었다”고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10년 전 대선 개표 조작 논란으로 벌어졌던 대규모 유혈 충돌 사태가 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케냐에서는 2007년에도 대선 직후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한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해 최소 1100명이 숨지고 6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바 있다. 최근 있었던 2013년 대선 때도 300명이 숨져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직까지도 공식 개표 결과를 내놓지 않았고 최종 발표 시점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