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대작(大作)’ 게임들이 연이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침투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대형 게임 퍼블리셔들에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한국 진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게임을 내놓는 국내 퍼블리셔는 매출 상승에 웃고 있지만, 국내 중소 게임사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 카카오·넷마블·스마일게이트 등 韓 대형사 잇단 中 게임 출시
카카오(035720)는지난 13일 중국 게임사 넷이즈가 개발한 ‘음양사 포 카카오(for Kakao)’를 8월 중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양사는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다운받은 건수도 2억건이 넘는다. 카카오는 이미 네시삼십삼분과 함께 중국 개발사인 퍼펙트월드가 만든 ‘의천도룡기’를 공동으로 출시한 바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중국 텐센트의 ‘왕자영요’를 바탕으로 만든 ‘펜타스톰’을 출시했고, 스마일게이트도 텐센트의 ‘탄:끝없는 전장’을 출시했다.
중국 게임업체들은 2~3년 전부터 꾸준히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눈에 띄는 게임이 없어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부터는 대작들이 한국 시장에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 사용자들의 유료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4844억원, 2016년 3조8905원(잠정치)에서 올해 4조2356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사들은 인건비 등 개발 비용 자체가 낮기 때문에 국내 퍼블리셔가 만족할 만한 계약 조건을 내미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 역시 치열해진 경쟁과 매출 확대를 위해서 중국 게임을 출시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고 말했다.
한 대형 퍼블리셔 관계자는 “시장 반응이 검증된 질 높은 게임을 좋은 조건에 출시할 수 있는데, 다른 경쟁사가 해당 게임을 가져가도록 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 질 높아진 중국 게임에 버티기 힘든 중소게임사
중국산 게임의 진출로 국내 중소 게임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대작 위주로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은 데다 한국과 중국의 개발사의 기대작들이 잇따라 출시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엔씨소프트(036570)가 ‘리니지M’를 내놓았고 오는 7월에는 넥슨의 ‘다크어벤져’가 출격한다. 8월에는 중국 모바일 게임 대작으로 평가받는 ‘음양사’가 나온다.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도 향상됐다. 지난해 룽투코리아에서 출시한 ‘검과 마법’은 출시 후 매출 상위권에 장기간 머물렀고, 카카오가 출시한 ‘여명’ 역시 매출 30위권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넷마블이 출시한 펜타스톰 역시 인기 순위 30위권 안에 안착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국내 한 중소게임사 개발자 성모(38) 씨는 “개발력이 있는 중소 개발사는 아예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국내 대형사 게임과 중국 대작이 쏟아져 중소게임사의 경우 버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중소 개발사들이 몰락하면, 한국의 게임 산업 산업 생태계 자체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