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텔러·설계사…4년새 8천명 감소

조선비즈
  • 전준범 기자
    입력 2017.06.14 16:14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로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면서 최근 4년 사이 약 2000개의 영업점포가 문을 닫고 8000명 이상의 금융 종사자가 직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이가 많은 20대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보험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가 14일 발표한 ‘2017 금융·보험 산업 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결합)의 발전은 기존 금융 시장의 인력구조와 인프라 등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우선 금융·보험 산업 관련 회사 수는 2016년 말 기준 총 2938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말과 비교하면 자산운용사 증가의 영향으로 0.4%(12개)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점포 수는 9.4%(1875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영업점이 894개 감소했고 그 뒤를 은행(595개)과 증권(446개)이 따랐다.

    국내 금융·보험 산업 종사자 추이(단위: 명) / 금융투자협회 제공
    최윤재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부 이사부장은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거래의 확대가 지점 수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은행의 경우 지난해 전체 거래의 90%가 비대면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보험 판매액도 2013년 6582억원에서 2016년 2조2199억원으로 337% 급증했다.

    사정은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활용한 주식 거래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가증권 시장은 39.3%, 코스닥 시장은 39.5%에 이른다. 2009년만 해도 유가증권 시장 2.4%, 코스닥 시장 2.8%였다.

    오프라인 영업점포의 감소는 자연스레 종사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2012년 40만3808명이던 금융·보험 산업 종사자는 2016년 39만5775명으로 8033명 줄어들었다. 증권사가 6926명 감소했고, 은행과 보험사가 각각 5612명, 2499명 줄었다.

    특히 종사자 수 산정시 임직원에 포함되지 않는 설계사는 방카슈랑스·홈쇼핑·온라인채널 등 새로운 판매채널의 등장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2012~2016년 사이 생명보험 종사자가 3만3601명(25.2%) 감소했고, 손해보험에서는 1만1173명(7%) 줄어들었다.

    국내 금융·보험 산업의 영업점포(단위: 개) /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제공
    반면 저축은행(2843명)과 농업협동조합(2765명), 자산운용사(1517명), 리스사(858명) 등은 4년 사이 종사자 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 이사부장은 “종사자 중 상용근로자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며 “20대 연령층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ISC는 2016년 금융·보험 산업의 구인 인원이 1만775명으로, 2013년 이후 감소 추세에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보험·여신은 신규 채용을 선호한 반면 증권·선물·자산운용·신탁은 경력 채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규·경력 모두 정규직보다는 전문계약직 중심의 비정규직 채용 비율이 더 높았다.

    학력별로 보면 고졸자에 대한 인력 수요가 많지 않았다. 다만 은행(23.2%)과 신협(21.5%)은 고졸 비중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ISC는 비대면 거래 확대와 지점 수 축소 등 기존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금융권의 구조조정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전문계약직과 경력직의 증가, 희망퇴직 등에 따른 근속연수 감소 현상이 계속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ISC는 금융 환경의 변화로 앞으로는 자산관리 전문가나 기술금융 전문가, 자산운용 전문가, 보험계리 전문가 등이 산업내 유망 인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이사부장은 “정보통신기술(ICT)·빅데이터·인공지능(AI)·사이버 보안 등이 융합된 신규 인력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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