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이스라엘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 업체인 모빌아이(Mobileye)를 153억달러(한화 17조 5567억원)에 인수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주 모빌아이의 주가인 63.54달러에 약 34%의 프리미엄을 얹어 모빌아이의 주식을 모두 매입할 예정이다.

인텔이 지난해 투자자 설명회에서 공개한 자율주행 차량.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기반을 둔 모빌아이는 운전자에게 보행자나 차선이탈 등을 알려주는 ADAS를 개발하는 회사다. 현재 인텔, 독일 자동차회사 BMW, 미국 자동차부품회사 델파이오토모티브 등과 손잡고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 1999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비전 테크놀로지(Vision Technology) 과학자 이스라엘 히브루대학 암논 샤슈아(Amnon Shashua) 박사가 창업한 모빌아이는 영상 기반의 ADAS를 최초로 개발한 업체로, 설립 15년 만인 2014년 8월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려 왔다.

ADAS는 차량에 부착된 센서가 물체를 인식해 위험 상황을 경고하는 장치다. 모빌아이 ADAS 제품은 하나의 칩으로 보행자 충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차간 거리 모니터링, 과속 표지판 인식 기능을 수행한다. 자율주행차 기본이자 핵심 기술이다.

한때 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하던 모빌아이는 지난해 9월 “테슬라에 더 이상 부품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테슬라가 불완전한 자율주행시스템을 마치 완전한 것처럼 광고해왔다는 것이 결별의 이유였다. 두 회사 간 갈등은 지난해 5월 테슬라 자율주행차가 사망 사고를 일으키면서 불거졌다.

테슬라와 결별한 모빌아이는 대신 BMW, 인텔과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에 초점을 맞춘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40여대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험 주행하기로 하는 등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반도체업계 역사상 최대의 M&A였던 퀄컴의 NXP 인수에 이어 또 한 번의 ‘빅딜’”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은 세계 PC, 서버용 CPU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인텔이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부상하게 될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