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서비스 그만… 저가항공사 '펀 서비스'

조선일보
  • 류정 기자
    입력 2017.02.02 03:00

    [이색 서비스로 차별화 경쟁]

    어린이에 캐리커처 그려주고 생일축하·프러포즈 이벤트
    퀴즈게임·마술공연 펼쳐… 마스크팩·핸드팩 해주기도

    - 편의 서비스 경쟁도 치열
    비수기 때 옆좌석 싸게 팔고 기내식 최다 22가지로 승부
    국제선 기내식은 무료 제공도

    기내식 무료 제공, 수하물 20㎏까지 허용, 개인 모니터에 충전 기능까지….

    지난해 에어서울의 운항 개시로, 총 6개로 늘어난 국적 저가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대형 항공사들 못지않은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의 티켓 가격은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사소한 서비스 하나에도 마음이 움직인다"면서 "'재미'와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이색 이벤트를 열거나, 좌석·기내식·수하물 등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LCC들, '펀(fun) 서비스' 경쟁 활발

    지난달 인천에서 괌으로 가는 제주항공 기내에서는 요일마다 색다른 이벤트가 펼쳐졌다. 월요일엔 승무원들이 어린이 승객들 얼굴을 캐리커처로 그려줬고, 수요일엔 승무원들이 승객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 이긴 승객들에게 작은 선물을 줬다. 목요일엔 승무원들의 우쿨렐레·멜로디언·실로폰 합주 공연, 토요일엔 마술 공연이 펼쳐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이 14개 분야 이벤트팀을 운영하며 매달 특정 노선에서 화장법 강의, 사투리 방송, 프러포즈 이벤트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어린이 승객의 얼굴을 그린 캐리커처(위 왼쪽). 부산항공 승무원이 승객에게 제공할 커피를 내리고 있다(위 오른쪽). 이스타항공 기내에서는 한 승무원이 반짝이는 무대 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아래).
    제주항공 승무원들이 어린이 승객의 얼굴을 그린 캐리커처(위 왼쪽). 부산항공 승무원이 승객에게 제공할 커피를 내리고 있다(위 오른쪽). 이스타항공 기내에서는 한 승무원이 반짝이는 무대 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아래). /제주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인천-방콕 노선을 중심으로 매주 한 번씩 승무원들이 이벤트를 벌인다. 승무원들이 LED 조명이 달린 옷을 입고 춤을 추기도 하고, 승객들에게 퀴즈를 내 맞히면 선물을 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나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에는 승객들이 동승한 가족들에게 전할 감사 메시지 등을 미리 접수해 기내 방송으로 전달한다. 에어부산은 일부 국제선에서 승객들에게 타로 점을 봐주거나, 승객들에게 마스크팩이나 핸드팩을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에어는 대형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영화·음악 등을 자신의 모바일 기기로 즐길 수 있는 '지니 플레이' 서비스를 구축, 유료로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LCC가 개인 모니터가 없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좌석·기내식·수하물 등 부가 서비스도 차별화

    회사원 김진현(37)씨 부부는 제주항공으로 제주 여행을 가면서 좌석 하나를 1만원에 추가 구매했다. 비수기에 여유 좌석을 판매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가운데 좌석에 짐을 놓고 편하게 간 것이다. 대형 항공사들은 좌석이 남아도 싼값에 판매를 하지는 않는다. 김씨는 3000원을 내고 수하물 우선 처리 서비스도 이용,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을 수 있었다.

    국적 저가항공사들의 차별화 서비스
    좌석이나 기내식, 수하물 등과 관련해 승객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은 비수기에 옆좌석을 5만원 이하에 판매한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1만원, 일본·중국 2만5000원, 동남아·대양주는 5만원이다. 이스타항공도 국내선 1만원, 국제선 1만5000~2만원에 판매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양옆 좌석을 모두 구매해 누워가는 승객도 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전 기종의 좌석 간격이 타 LCC 기종에 비해 2~3인치 넓고, 개인 모니터를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넓이인 31~33인치 좌석을 제공한다"며 "타 LCC에는 없는 개인 모니터에서는 웹툰으로 만든 기내 안전 방송이나 간단한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기내식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영양불고기·비빔밥·굴소스 해물볶음 등 LCC 중 최다인 22가지 메뉴를 갖췄다. 에어부산은 기내식을 판매하는 타 LCC와는 달리, 국제선(후쿠오카행 제외) 기내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다른 LCC들이 국제선 수하물을 최대 15㎏까지 허용하는 것과는 달리, 20㎏까지 허용한다. 진에어는 저가항공 최초로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를 최근 도입했다. 양성진 제주항공 전무는 "각종 부가 서비스에 대한 고객 반응이 좋아, 부가 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0.9%에서 지난해엔 7.7%까지 상승했다"며 "LCC들의 서비스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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