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 샤오미, 결국 MWC도 불참...경영진 이탈에 온라인 온리 전략도 버린다

조선비즈
  • 박성우 기자
    입력 2017.01.29 18:09

    ‘대륙의 실수’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켰던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이 회사는 내달 말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는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샤오미는 MWC에서 신제품인 ‘미6(Mi6)’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샤오미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던 휴고 바라(Hugo Barra) 글로벌사업담당 부사장이 샤오미를 떠나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겼다. 바라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샤오미가 구글과의 협력 강화와 공격적인 영업 확대를 위해 영입한 샤오미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가 홍미노트3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선DB
    여기에 중국 내에서는 물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샤오미의 스마트폰 제패의 꿈이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중국의 오포, 비포가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고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와 온라인 유통에 집착했던 샤오미를 압도하고 있다.

    ◆ 샤오미, 미6 들고 오겠다던 MWC 불참 왜?…바라 부사장 퇴사 ‘엎친데 덮친 격’

    샤오미가 다음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불참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이번 MWC에서 공개될 예정이던 차기 플래그십(기업의 기술력을 집약한 최고급 제품) Mi6의 출시도 늦춰질 전망이다.

    테크크런치는 25일(현지시간) 샤오미가 올해 MWC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불참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샤오미는 지난해 열린 MWC 2016에 처음으로 참가해 미5(Mi5)를 공개했다. 당시 Mi5는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20을 세계 최초로 탑재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열린 MWC 2016에서 샤오미 발표회장의 모습 /박성우 기자
    업계에서는 Mi6의 공개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퀄컴의 차기 AP인 스냅드래곤835 칩셋의 물량 부족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재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맡는 스냅드래곤835는 오는 4월 공개예정인 갤럭시S8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가 갤럭시S8 출시 이후나 스냅드래곤835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바라 부사장의 이직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바라는 지난해 MWC에서 직접 미5 공개하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바라 부사장이 MWC를 한 달여 앞둔 지난 24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샤오미를 떠나 미국 실리콘밸리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틀 후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휴고 바라가 페이스북에 합류해 오큘러스 팀을 포함한 VR 부문을 이끌게 됐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휴고 바라 부사장의 영입을 발표하며, 가상현실 속 바라와 자신의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 샤오미, ‘온라인 온리’ 버리고 올해 매출 1000억 위안 목표…중국 회귀(回歸) 전략?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비보, 오포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지난 2014년~2015년 연간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샤오미는 지난해 3분기 출하량이 1000만대로 2015년 3분기에 비해 42.4%나 감소했다. 분기 출하량 순위도 오포(1위), 비보(2위), 화웨이(3위)에 밀려 4위로 떨어졌다. 글로벌 상황도 비슷하다. 한 때 샤오미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6위로 밀려났다.

    그동안 샤오미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판매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현지 업체들이 이 사업방식을 그대로 모방해 샤오미의 경쟁력이 약화했다.

    급기야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밝히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목표달성에 실패하고 성장 정체에 빠진 데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샤오미는 비상장 기업이어서 실적 공개 의무가 없다. 시장에서는 샤오미가 2014년 매출 743억 위안, 2015년 780억 위안(약 13조4082억원)을 각각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매출은 2015년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발표한 2017년 경영목표 /샤오 페이스북 캡처
    올해로 설립 7년째 맞는 샤오미는 ‘온라인 온리(Online only)’ 전략을 버리고 공격적인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을 예고했다.

    레이 쥔 샤오미 CEO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발표문을 보면,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인 ‘미 홈(Mi home)’을 200개로 4배 늘리고 온라인 뱅킹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올해 매출 1000억 위안(약 17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협력사(파트너사)를 통해 로봇 청소기에서부터 공기 청정기, TV, 드론, 카메라 등 다양한 형태의 전자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는 파트너 회사를 통해 지난해 150억 위안(2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샤오미는 바라 부사장 영입 이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현지 생산시설 미비, 특허 문제 등으로 번번이 미국 시장 진출에 실패했다.

    샤오미는 대안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지만,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과의 특허 침해 소송이 벌어지면서 일부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도 당했다. 인도 정부가 단말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30%를 인도산 부품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도 샤오미의 시장 확대에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해외 사업을 이끌던 바라 부사장의 이직으로 북미 등 해외 진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바라 부사장의 이탈로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 다시 집중하는 회귀 전략을 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니콜 펭(Nicole Peng) 캐널라이스 연구원은 “샤오미가 올해 강력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 시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인도는 몇년간 계속된 샤오미의 해외 팽창을 빛나게 하는 지점이었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애플과 삼성이 점유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 역시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최악의 해는 끝났다. 지난해는 새로운 구상의 해였다”며 샤오미 부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료:카운터포인트 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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