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모(33)씨 등 10여명은 프랜차이즈 업체 A사 대표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박씨는 올해 2월 여러개의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A사와 강남에 있는 백화점내 음식점에 6500만원을 1년간 투자한다는 내용으로 계약했다. 박씨는 “A사가 공영방송 PD 출신인 회사 관계자와 백화점 고위 관계자가 친분이 있어 신규 매장을 쉽게 낼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A사와 계약 이후 300만~400만원 상당의 석달치 수익금을 받았다. 그런데 5개월 만에 박씨가 투자한 음식점이 문을 닫았다. 박씨는 고소장에서 “A사는 잠시 공사 중이라며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안심시켰지만, 알고 보니 A사는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모(43)씨는 올해 4월 수도권 야구장의 음식점 등 3곳에 총 2억원을 투자하기로 A사와 계약했다. 하지만 매장 개설이 지연되자 A사는 다른 매장에 대한 계약을 제안했다. 이 계약 이후에도 정산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최씨는 다른 곳을 통해 A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최씨도 A사 대표 등을 검찰에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투자자들은 “이미 A사가 수익금 등을 지급할 능력이 안되는 상황이었음에도 다른 매장을 통해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대리하고 있는 황보윤 공정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A사는 법인만 백화점 등과 계약할 수 있다고 속였고, 자금 사정이 안 좋아졌으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속였다”고 밝혔다.

A사는 지난 8월 자금 사정 악화 등으로 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했으나 간이회생절차 조사위원으로부터 회사를 청산하는 것이 낫다는 통보를 받았다. 올해 10월 회생절차 폐지가 결정됐다.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가 백화점이나 유명 푸드코트의 신규매장 개업에 투자하면 매달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는 이른바 ‘오토 매장’을 둘러싼 사기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오토 매장’은 투자자가 가맹본사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내면 가맹본사가 가게를 대신 운영하고, 투자자는 가맹본사로부터 매월 매출에 대해 운영수익금을 받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운영수익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늘면서 분쟁이 일고 있다. 약속한 매장을 열지 못하거나 약속한 매장이 개업하더라도 수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원금조차 못건지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투자자들은 사기당했다고 주장하고, 프랜차이즈 업체는 투자 실패라고 맞서고 있다.

수도권 한 백화점의 식당가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에게 당하는가’의 저자 황규경 이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일반인들은 백화점이 프랜차이즈 업체와 계약을 했으니 개인과 프랜차이즈 간 계약도 보장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임대인(백화점)들은 계약을 맺을 때 ‘불법전대’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토 매장을 둘러싼 이중계약 분쟁도 일어나고 있다. 김모(41)씨는 프랜차이즈 업체 B사와 대형 쇼핑몰의 푸드코트 지분 60%를 2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김씨는 계약 후 얼마 뒤 “해당 매장의 지분을 1억5000만원에 매입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주변에서 듣고 B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민사 소송을 냈다.

조선비즈는 A사에 반론을 받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고소를 당한 A사 관계자들은 핸드폰이 꺼진 상태였다. B사는 이중 계약 문제에 대해 “회사가 보유한 지분을 판 것이어서 문제없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오토매장을 불법전대로 규정하고 여러차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투자 주의를 공지했으며 적발시 퇴점 조치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관계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워 사기를 적극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입점은 보증금과 권리금이 없다”며 “만약 누군가 백화점 입점을 할 때 비용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건 100% 사기"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불법전대를 알게되면 바로 퇴점 조치하지만, 문제는 사기를 당한 투자자만 고스란히 손해를 보게 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불법전대 금지 각서를 받고 있고 교육도 하고 있지만 시스템상 불법전대를 100% 밝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