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geun hye you(그녀는 너를 화나게 한다)?"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 구글이 제공하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반 번역 프로그램인 '구글 번역기'가 박근혜 대통령 이름의 영문 표기인 'geun hye'를 엉뚱한 단어로 번역하는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사진=구글번역기 화면 캡처

이날 현재 구글 번역기에서 'geun hye'라는 단어를 이용해 영어 문장을 만들어 입력할 경우, 이 단어가 대체로 '싫어하다'라는 한국어 동사로 번역된다.

예컨대 구글 번역기에 'she geun hye you'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한국어 '그녀는 너를 화나게 한다'라는 문장으로 번역된다.
이 문장에서 주어나 목적어 위치에 'he', 'you', 'her' 등 다른 대명사를 넣어도 비슷한 번역이 도출됐다. 예를 들어 'she geun hye him'은 '그녀는 그에게 화가 났다'로 번역됐다.

하지만 'geun hye'란 단어와 일부 대명사를 넣어 문장을 만들 경우, 'geun hye'가 '좋아한다'라는 정반대 의미로 번역됐다. 예컨대 'she geun hye it', 'he geun hye me'를 입력하면 '그녀(그)는 그것(나)을 좋아한다'라는 문장이 도출된다.

사진=구글번역기 화면 캡처

또한, 주어나 목적어 위치에 일반적인 명사를 넣으면 일관적인 번역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구글번역기 화면 캡처

구글 번역기는 알파고와 같은 '딥 러닝' 기법을 이용해 스스로 인터넷을 학습하면서 번역 능력을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글 번역기가 한국 인터넷 사용자들이 박 대통령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을 스스로 학습한 결과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구글 측은 이에 대해 "구글 번역기는 다양한 경로를 이용해 종합적으로 학습한 번역을 내놓기 때문에 이 현상의 원인을 당장 알아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 번역기가 학습하는 대상은 주로 학술자료·인터넷 기사 등이고, 이용자들이 구글 번역기에 직접 입력한 번역문도 반영한다"며 "구글 번역기가 'geun hye'란 단어를 번역할 때 어떤 자료를 근거로 했는지는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