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가 열린다]① 세계 최고 품질 커피·꽃·농산물 몰려온다

입력 2016.09.28 06:05 | 수정 2016.09.29 11:16

포스트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로 불리는 ‘시베츠(CIVETS, 콜롬비아·인도네시아·베트남·이집트·터키·남아공)’가 부상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시베츠는 거대 소비 시장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베츠 중 하나인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혈맹국가이자, 중남미에서 세번째로 내수 시장이 큰 나라다. 우리나라와 콜롬비아는 2013년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고, 올해 7월 FTA를 공식 발효했다. 콜롬비아 현지 취재를 통해 FTA로 달라진 양국의 경제 기상도를 점검해본다.[편집자주]

9월 19일(현지시각) 오전 콜롬비아 북서부 칼다스주(州) 친치나에 위치한 부엔카페(BUENCAFE) 공장. 부엔카페는 콜롬비아커피생산자협회가 운영하는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다.

공장 내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흰색 모자와 마스크, 작업복을 착용해야 했다. 사진촬영이나 휴대폰 사용은 일체 금지됐다. 후안 페르난도 라베르데 부엔카페 세일즈·마케팅 코디네이터는 “인스턴트 커피에 미세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부엔카페 공장은 생산·제조 기술은 물론 규모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하는 부엔카페 공장은 엄격한 위생·품질 관리를 자랑한다. 작업자들이 유리병에 담기는 커피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축구장 31개 크기인 22만㎡(6만6550평) 면적의 부엔카페 공장에는 로스팅, 냉동, 건조 등의 작업이 가능한 5개 라인이 갖춰져 있다. 공장 안에 들어서니 구수한 커피 볶는 냄새와 함께 뜨거운 김이 얼굴에 느껴졌다.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만 2일. 원두커피를 밭에서 가져와, 한번 볶은 다음 뜨거운 물에 넣고 액체 상태로 추출한다. 영하 20도의 온도에서 차갑게 액체를 얼린 다음, 얼음은 제거하고 커피만 뽑아낸다. 후안 페르난도 라베르데 코디네이터는 “급속 냉동 과정을 통해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린다”면서 “부엔카페 커피 품질의 비결은 냉동과 건조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며, 커피에 물 외에는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장 내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는 직원들이 컴퓨터 모니터로 작업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다. 설계도처럼 그려진 공정 작업도를 보면 어떤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부엔카페는 연간 1만1500톤의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뉴욕, 도쿄, 베이징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한국에 직접 수출하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한-콜롬비아 FTA 발효를 계기로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하는 부엔카페 콜롬비아 공장 전경/콜롬비아커피생산자협회
◆ 22개의 맛·향 나는 ‘세계 최고 커피’ 관세 최대 8% 사라져

세계 3위 커피 생산국인 콜롬비아산 커피 가격이 FTA 발효로 낮아진다. 콜롬비아 커피에 붙었던 2~8%의 관세가 즉시 철폐됐거나 2018년까지 사라지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 애호가 사이에서는 콜롬비아 커피의 품질이 익히 알려졌지만, 브라질·에티오피아 등의 커피와 비교해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었다.

그렇다면 콜롬비아 커피의 장점은 무엇일까. 헨리 마르티네즈 콜롬비아커피생산자협회 디렉터는 “콜롬비아 커피는 일년 내내 생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기후와 지대에서 22개 맛과 향이 나온다”고 했다. 적도 인근에 위치한 콜롬비아의 풍부한 일조량과 함께 해발 1000~1500미터의 지대가 많아 커피를 생산하기에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콜롬비아는 1960년 커피의 세계화를 위해 콜롬비아 전통 복장을 한 남성과 당나귀를 형상화한 ‘후안 발데즈(Juan Valdez)’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콜롬비아의 연간 커피 수출량은 1400만자루(한 자루에는 60Kg의 커피가 들어감)에 달한다. 한국에는 1만자루가 수출되며, 동서식품, 롯데, 네슬레한국 등이 수입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커피 수출액은 28억달러(3조1000억원)이며, 한국에 수출한 금액은 7400만달러(820억원)다.

헨리 마르티네즈 디렉터는 “한국에서 커피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뉴욕·런던처럼 어디서나 최고 수준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면서 “FTA 발효로 콜롬비아 커피의 가격이 낮아진 만큼 향과 바디감, 밸런스가 좋은 아라비카 커피가 더 많이 수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일본서 인기 많은 콜롬비아 꽃 한국서도 볼 수 있어

커피 외에 콜롬비아산 꽃과 코코아, 바나나 등 농산물도 한국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콜롬비아는 네덜란드에 이은 세계 2위 화훼 수출국이다.

파멜라 두페르리 엘리트 플라워 세일즈 매니저(왼쪽)가 포장박스를 들고 수출전략을 설명하고 있다./보고타=설성인 기자
9월 21일(현지시각) 오전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시내에서 차로 1시간쯤 달리자 거대한 화훼단지가 나왔다.

콜롬비아 1위 화훼회사 엘리트(Elite) 플라워가 운영하는 12개 농장은 면적만 600만㎡(축구장 857개)에 달한다. 연 매출은 2억5000만달러(2760억원)로 콜롬비아산 꽃 10송이 중 한송이가 이 곳에서 출하된다. 꽃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옆 공장에서는 직원들이 미국, 영국, 일본으로 수출하는 장미의 포장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물로 세척된 장미는 한송이씩 손질을 마친 다음 다발 단위로 묶여 비닐로 씌워졌다. 이날 농장을 떠나는 장미는 내일 아침이면 미국 수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25년간 원예업에 종사한 파멜라 두페르리 엘리트 플라워 세일즈 매니저는 “연간 25종, 7억송이의 꽃을 생산해 100% 수출한다”며 “콜롬비아 꽃은 품질이 뛰어나 일본 시장에서도 케냐, 말레이시아산을 제치고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 시장도 잠재력이 크기에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엘리트 플라워 공장에서 수출하는 장미들이 비닐에 포장돼 있다./보고타=설성인 기자
한-콜롬비아 FTA 발효 이전에는 콜롬비아산 꽃에 25%의 관세가 부과됐지만, 3~5년 안에 관세가 없어진다. 한국 꽃집에서도 이제 고품질 콜롬비아산 꽃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콜롬비아는 풍부한 일조량과 다양한 지형을 갖고 있어, 꽃을 재배하기에 유리한 지리적 여건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 나온 우량 종자를 가져와 재배하고 있으며, 꽃이 큰 것이 특징이다.

파멜라 두페르리 매니저는 “콜롬비아산 꽃은 저가 중국산과 비교해 품질이 우수하며, 꽃이 피는 시간도 2주(일반 꽃은 9~10일)나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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