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 "2030년대, 뇌에 나노봇 넣어 컴퓨터에 연결하는 시대 온다"

입력 2016.07.24 10:36

“과거에는 인공 지능(AI)이 개와 고양이도 구별하지 못한다며 무시 당했지만, 현재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공 지능의 폭발적인 발전은 시간 문제입니다.”

구글의 인공 지능 개발 이사이자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68)은 22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시애틀에서 모바일 마케팅 업체 튠(Tune)이 개최한 포스트백(Tune Postback) 행사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 인공 지능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와 같이 예측했다.

커즈와일은 인공 지능이 단순히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 뇌의 일부분으로서 사고를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공 지능의 발전이 인류를 위협하기보다는 일종의 ‘도구’로서 인류와 협력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22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튠 포스트백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참석,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애틀=노자운 기자
◆ 구글서 인공 지능 개발하는 천재…“2045년, AI가 인류 뛰어넘을 것”

커즈와일은 유대계 이민 가정에서 자란 미래학자 겸 과학자, 발명가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를 졸업했으며 문서 판독기와 광학 문자 인식기, 시각 장애인용 음성 변환기 등을 발명했다.

커즈와일은 1999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전미 기술 메달(National medal of technology)을 받았고 2002년에는 발명가 명예의 전당(National inventors hall of fame)에 헌액됐다. 이 외에도 20개의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세 명의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를 “지칠 줄 모르는 천재”라고, 포브스는 “최고의 사고(思考) 기계”라고 칭했다.

커즈와일은 지난 2012년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에 의해 기술 이사로 영입돼 인공 지능과 머신 러닝 사업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있다. 그는 1982년 창업한 ‘커즈와일 뮤직 시스템즈(Kurzweil Music Systems)’를 한국 악기 업체 영창뮤직에 매각해, 현재 영창뮤직의 명예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또 일찍부터 인공 지능의 진화를 예견해왔다. 2005년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를 통해 오는 2045년 인공 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측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 날 강연에서도 커즈와일은 컴퓨터와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근거로 들어 인공 지능의 진화를 예측했다. 그는 “1980년대가 되자 사람들은 컴퓨터 기술의 성장이 서서히 멈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의 컴퓨터는 최초의 컴퓨터보다 수십억배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으며 가격도 매년 50%씩 저렴해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컴퓨터는 도시 내 수직농경(vertical farming·사물인터넷 기술을 통해 고층 건물 안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 3D프린팅 등의 기술을 통해 인류가 ‘먹고 사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커즈와일은 또 “인류가 유전자의 비밀을 1% 밝혀내기까지 7년이 걸렸는데, 향후 100%를 전부 이해하기까지는 700년이 걸리지 않고 훨씬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2030년에는 로봇 혈구와 모바일 면역 체계 관리 시스템을 통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즈와일은 이와 마찬가지로 인공 지능의 진화 역시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인공 지능이 언어를 번역하거나 정보를 검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뇌의 일부분으로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클라우드에 뇌 연결...1초만에 1만개 컴퓨터 데이터 처리 가능”

커즈와일은 이날 강연에서 2억년 전부터 동물의 뇌가 진화해온 과정을 토대로 인간의 뇌가 앞으로 인공 지능과 결합해 어떻게 발전해나갈 지 상세히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억년 전부터 쥐를 포함한 포유류는 뇌의 신피질(neocortex)을 갖고 있었다. 그 덕에 포유류는 정해진 행위만 반복하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새로운 행위를 끊임 없이 개발할 수 있었다. 포유류가 학습한 새로운 행위는 공동체 안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발전했다.

커즈와일은 “약 6500만년 전 백악기 공룡이 멸종하고 지구상의 동식물 중 75%가 사라지자, 신피질을 가진 포유류가 생태학적 틈새 시장을 추월했다”고 말했다. ‘절대 권력자’였던 공룡이 사라지자 포유류가 새로운 권력으로 떠오르며 본격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포유류의 몸집이 커지며 뇌도 빠른 속도로 커졌다. 신피질은 면적을 넓히기 위해 주름지기 시작했다.

그는 “인간 뇌의 신피질을 꺼내서 펼쳐보면, 테이블 냅킨 정도의 넓이와 두께가 된다”며 “시를 쓰거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고차원의 사고가 필요한 행위를 바로 이 신피질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즈와일은 인간의 뇌와 신피질이 3억개의 모듈(mordule)로 이뤄져있으며 계층적(hierarchical)으로 사고한다고 설명했다.

“대문자 ‘A’의 가로획(crossbar)을 인식할 수 있는 뇌의 모듈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모듈들이 층층이 쌓이면, 다음 단계에서는 대문자 A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한차원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면 A로 시작하는 단어 ‘사과(APPLE)’를 인식할 수 있죠. 만약 이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APPL’이라는 철자만 봐도 사과라는 단어를 자동으로 떠올릴 수 있게 됩니다.”

커즈와일은 컴퓨터 역시 인간의 신피질과 비슷한 방식으로 언어를 계층적으로 학습해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간의 신피질과 컴퓨터가 결합해 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22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튠 포스트백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참석,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애틀=노자운 기자
커즈와일은 “2030년대에는 나노봇을 뇌의 모세혈관에 이식해 인간의 신피질을 클라우드 속 인공 신피질에 연결, 사고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를 통해 신피질을 확장한다면 1~2초 안에 1만개의 컴퓨터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신피질은 향후 수십년 간 무한대로 확장될 것”이라며 “이는 문화와 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인류를 한 차원 도약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나는 낙관주의자...기술 발전, 폐해보다 이점 많다”

커즈와일은 또 인공 지능이 인류를 위협하기보다는 인간의 신체적·지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평소에 인공 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위협하기보다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커즈와일은 “사람들이 나를 지나치게 낙천적이라며 손가락질한 적이 있는데, 이 프로젝트(인공 지능)를 계속 해나가려면 낙관주의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기술 발전의 폐해에 대해 얘기하지만, 이는 부정적인 뉴스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라며 “만약 기술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공동체의 단위는 부족(tribe)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모바일 마케팅 스타트업 튠은 지난 22~23일 이틀 동안 시애틀의 매리온올리버맥코홀(Marion oliver McCaw hall)에서 마케팅 컨퍼런스인 ‘포스트백(Postback)’을 개최했다. 구글, 트위터, 로비오 등의 마케팅 담당 임직원들이 참석해 모바일 마케팅 시장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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