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兆 기업이 車 한대 다닐 골목에 사옥 짓는다는 건 비상식적"

입력 2016.07.19 03:00

[넥슨·우병우 수석 妻家 땅 거래, 부동산 업계 등서 말하는 의문점]

- 부동산 불황 속 왜 샀나
당시 개발업체 "서로 사려던 땅"
다른 부동산 업체들은 "금융위기 여파로 대기업들 위축… 넥슨이 샀다는 얘기 듣고 의아"

- 현금도 많은 기업이…
3000억원 넘게 있었지만 日 은행서 돈 빌려 잔금 치러

- 시세대로 매입했다지만…
세무서가 상속세에 근저당 설정
"이자 비용 압박받는 매도자가 시세보다 낮게 거래하는게 보통"

우병우 수석, 김정주 대표 사진
우병우 수석, 김정주 대표
넥슨코리아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妻家)의 서울 강남역 부근 부동산을 1326억원에 매입해준 2011년 3월은 국내 부동산 경기(景氣)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시점이었다. 아파트와 주택 가격은 2008년 9월에 터진 미국발(發)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조금씩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토지 시장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한국감정원의 서울 강남 토지 시세 조사에 따르면 2014년 11월을 100으로 볼 때 넥슨이 부동산을 산 2011년 3월은 92, 부동산을 되판 2012년 7월은 93이었다.

강남 부동산 불황 속 넥슨의 매입

그런데 이 부동산을 넥슨으로부터 사들여 오피스텔로 개발한 시행업체인 리얼케이프로젝트의 김모 대표는 18일 "우리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기업들까지 서로 사려고 난리가 났던 땅"이라고 했다. 거래를 중개했다는 J중개업체 대표 김모씨도 "대기업, 일반기업, 시행사까지 그 땅을 사려고 달려들었고, 하루 5~10팀, 총 400명 정도가 (땅을 사겠다고) 다녀갔다"고도 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의 얘기는 정반대다. 빌딩 거래 중개 전문인 A사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문의가 간혹 오기는 했지만 사옥을 짓겠다는 곳은 없었다"며 "갑자기 넥슨이 샀다고 해서 업계에서는 '돈×× 하나'라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부동산 업체 B사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사려고 난리였다는데,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들의 돈줄이 압박을 받았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 아니냐"고 했다.

이면도로에 사옥 건립?

넥슨은 우 수석의 처가 땅에 '강남 신사옥'을 지을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땅은 대부분의 대기업 사옥이 자리 잡는 대로변이 아닌 이면도로에 있다.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에서 30~40m 거리에 있지만, 진입로는 차량 1대가 지날 수 있을 정도인 폭 4m가량의 이면도로다. 넥슨과 같은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옛 사옥이 서울 테헤란로 대로변에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서울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시 매출 1조2000억원 규모인) 국내 굴지의 게임업체 넥슨이 사옥을 대로변이 아닌 골목길 안에 짓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나는 처음부터 오피스텔 부지라고 생각했고, 결국 오피스텔이 들어서지 않았느냐"고 했다.

현금 보유 많은 넥슨 왜 일본서 차입?

부동산 전문가들은 넥슨이 현금이 넉넉한 회사인데도 일본 은행에서 외화 차입까지 해가며 부지를 매입한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재무제표를 보면 넥슨코리아는 2011년 말 기준으로 당장 인출해 쓸 수 있는 보통예금 2142억원, 외화예금 306억원, 3개월 미만 정기예금 150억원 등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3055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이런 넥슨이 강남역 부지 매매 계약(2011년 3월 18일)을 맺은 뒤 약 7개월이 지난 10월 13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잔금을 치르면서 우 수석의 아내 등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같은 달 넥슨은 다른 땅까지 매입(100억원)하며 부동산 매입에 1426억원을 들였다. 넥슨은 9개월 뒤 시행사인 리얼케이프로젝트에 1505억원을 받고 팔았다. 겉으로 보면 80억원가량을 남긴 것 같지만, 취득·등록세와 이자, 중개수수료·건물 철거비 같은 비용이 100억원을 넘어 20억원 이상 손해를 보고 판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서초동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애초부터 넥슨이 일본 은행의 싼 이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넥슨 재팬을 활용해 우 수석 처가와 부동산 개발업자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만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부동산 시행업체가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통상 연 5~6% 금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넥슨이 중간에 개입해 일본 은행에서 연리 1.5~2.7%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 개발 시행업체의 부담을 덜어주고, 이 땅이 팔리지 않아 500억원 가까운 상속세를 내지 못해 고심하던 우 수석 처가 쪽의 고충까지 해결해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등기부등본을 보면 해당 부지는 2009년부터 강남세무서가 상속세 487억원에 대한 근저당권을 설정해놨다"며 "이런 경우 이자 비용(가산세 연 5%)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매도인이 불리해져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일이 흔한데 넥슨이 제 가격을 쳐 준 것도 특혜일 수 있다"고 했다.



[인물 정보]
우병우 민정수석은 누구?
[인물 정보]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누구?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