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포스코·에쓰오일 스포츠팀 해체 잇따라…럭비·배드민턴·탁구 비인기 종목 '눈물'

입력 2016.07.12 14:01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은 2014년 2월 여자 실업 배드민턴팀을 창단했다. 당시 포스코특수강은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그룹이 2015년 3월 계열사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매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포스코특수강 인수합병(M&A)은 매각대금만 1조1000억원에 달해 철강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포스코와 세아의 딜(계약)에서 여자 실업 배드민턴팀은 희생양이 됐다.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은 2014년 2월 여자 실업 배드민턴팀을 창단했다. 이 팀은 올해 3월 15일 공식 해체됐다./포스코 뉴스

이 팀은 올해 3월 15일 공식 해체됐고, 선수들은 터전을 잃었다. 포스코는 “세아로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할 때 배드민턴팀도 같이 달려 보냈다”고 했지만, 세아는 “스포츠팀 운영 경험도 없고, 배드민턴팀을 같이 인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기업이 운영하던 스포츠팀이 경기불황 여파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실적부진,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해체라는 돌발변수를 만난 것. 배드민턴, 럭비, 탁구 등 대부분 비인기종목이다. 일부 기업은 해외 스포츠팀 후원도 중단했다.


2012년 제9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공을 차고 있는 삼성중공업 럭비팀 선수./한국럭비협회 제공
◆ 에쓰오일 탁구단·삼성중공업 럭비팀 역사 속으로

에쓰오일은 올해 초 남자 탁구단을 해체했다. 2010년부터 운영한 스포츠팀이지만, 지금은 회사의 사업에 집중할 때라고 경영진은 판단했다. 에쓰오일은 2018년까지 4조8000억원을 투입, 고부가가치 유화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 중이다.

지난해말 한국실업탁구연맹 소속 지도자·선수들은 ‘에쓰오일 탁구단 해체, 결사반대’라는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아람코(에쓰오일의 모기업)라는 거대 기업이 사회환원, 봉사 차원에서 에쓰오일 탁구단을 운영했던 건데, 탁구계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해체를 통보한 것은 탁구인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그나마 한국수자원공사가 올해 2월 남자 실업탁구단을 창단, 갈 곳을 잃은 에쓰오일 선수들은 운동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 남자 실업탁구단은 KDB대우증권, KGC인삼공사, 삼성생명, 한국수자원공사 4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5년 11월 에쓰오일 탁구단 해체 반대에 나선 실업탁구연맹 선수단./한국실업탁구연맹 제공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초 20년간 운영하던 럭비팀을 해체했다. 1995년 창단한 삼성중공업 럭비팀은 1996년부터 전국체전을 10연패 할 정도로 한국 럭비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대부분 삼성중공업 소속이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수주 가뭄으로 지난해 1조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 더이상 럭비팀을 운영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럭비팀 소속 선수들은 삼성중공업이 정직원으로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 첼시 유니폼서 ‘삼성’ 로고 빠져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첼시와의 후원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2005년 첼시와 매년 1800만파운드(300억원)를 지급하는 후원 계약을 맺고, 유니폼 전면에 삼성 로고를 부착했다. 하지만 2015년 시즌 첼시 유니폼에는 삼성 로고 대신 터키항공의 로고가 들어갔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이 전체 마케팅 예산을 축소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면서 후원 중단 이유를 분석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무대에서 브랜드를 구축한 만큼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을 자제하는 과정에서 첼시 후원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첼시는 삼성과 결별한 후 일본 요코하마타이어와 새로운 후원계약을 맺었다.

기아자동차는 2014년 4월 구단주의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진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LA 클리퍼스에 대한 후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부동산 부호인 클리퍼스 구단주 도널드 스털링은 여자친구와의 대화에서 “내 경기에 흑인들을 데리고 오지 마라. 매직 존슨(LA레이커스 출신 전설적 농구 선수)이 나오는 것도 싫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당시 “LA 클리퍼스 구단주의 발언은 공격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