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케미족 시대] ⑤ 美 환경단체가 인정한 토종 유기농 브랜드 아로마티카 "인공향이 파라벤보다 더 유해한 성분"

조선비즈
  • 배정원 기자
    입력 2016.07.08 07:00 | 수정 2016.07.08 14:04

    안전한 파라벤 성분 존재하지 않아…판매직원 말에 속아선 안돼
    ‘無 파라벤’ ‘5無’ 화장품 오히려 더 조심할 것

    김영균 아로마티카 대표/사진=아로마티카 제공
    너도나도 자연주의를 외치는 화장품이 넘치는 가운데, 정말 100% 안전한 성분으로 만든 화장품이 있을까. ‘천연 화장품’이라는 광고는 어느 제품이든 가능하다. 1%의 천연 성분 만으로도 천연 화장품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유기농 화장품’이라는 용어는 쉽게 쓸 수 없다. 그만큼 까다로운 원칙과 절차에 따라 인증받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유기농 인증 기관이 없다. 식약처에서 정한 유기농 제품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유기농 화장품임을 증명하고 싶다면 프랑스 에코서트, 미국 USDA, 독일 BDIH 등 해외 기관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화장품 업체는 20곳 정도다. 대부분 제조공장이기 때문에, 국내 단독 브랜드가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것은 아로마티카(aromatica)가 유일하다. 김영균 아로마티카 대표는 “원료에 대해서만 유기농 인증을 받고 유기농 제품이라고 말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원료는 물론이고 화장품 제조 과정, 완제품까지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로마티카는 2011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환경 운동단체 EWG로부터 안전한 화장품 ‘챔피언’으로 선정된 국내 유일 토종 유기능 화장품 브랜드다. 성남시 분당구 아로마티카 본사에서 김영균 대표를 만났다.

    -어떤 계기로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게 됐나요?

    “대학생 때 호주에서 아로마테라피를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한국에도 유기농 에센션오일을 들여왔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8년간 직장 생활을 접고 처음으로 원료 수입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화장품 제조업체, 향료회사, 생활용품 제조업체를 알게 됐는데, 모두 천연향을 거의 쓰지 않고, 저렴한 합성향을 넣어 제품을 만들더군요. 합성향이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 아시나요? 파라벤 방부제, 계면활성화제보다 훨씬 위험한 호르몬 교란물질입니다. 최소한 내 가족에게만큼은 안전한 제품을 쓰게 하고 싶어서 2004년 직접 회사를 차리게 됐습니다.”

    아로마티카 제품에 들어가는 로즈 버드 원료/사진=아로마티카 제공
    -당시에는 유기농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적었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지 못할 것도 알고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 제품을 만들고 싶은 사명감이 컸기 때문에 ‘안 팔리면 가족들에게 나눠주자’라는 다소 무모한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웃음)”

    -아로마티카가 다른 화장품 회사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대부분 화장품 회사는 제조업체보다는 마케팅 회사에 가깝습니다. 실제 연구개발과 생산은 제조업자에게 맡기고, 광고와 홍보를 위해 힘쓰는 것이죠. 자사 제품에 무슨 성분이 들어갔는지 잘 모르는 화장품 회사 경영진도 꽤 있습니다. 아로마티카는 자체 연구소를 가지고 있고,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자사 공장에서 모든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성분과 처방을 모두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요즘 자칭 유기농 브랜드, 자연주의 화장품이 많습니다.

    “모두 마케팅 전략에 따른 네이밍(naming)일 뿐입니다. 심지어 요새 ‘무(無) 파라벤’, ‘5 무(無)첨가’와 같은 문구를 내세워 천연 제품인척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이런 제품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몇 가지 화학물질을 뺐을 뿐, 더 몸에 해로운 다른 성분이 첨가되기도 합니다.”

    아로마티카 제품 연구소/사진=아로마티카 제공
    김영균 대표는 인터뷰 도중 컴퓨터를 열고 EWG’s skin deep 사이트에 접속했다. 유방암 발암 물질로 알려진 파라벤에 대한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고 나서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서 어떤 방부제를 대신 사용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다. 메칠이소치아졸리논이라는 위험도가 꽤 높은 물질인데, 공교롭게 기자가 사용중인 독일 화장품 브랜드 E사에서 이 제품을 사용했다. 심지어 E사는 일부 제품에 여전히 파라벤을 사용 중이다.

    -미국의 한 화장품 전문가는 파라벤에 대한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말했습니다.

    “그건 터무니없는 주장입니다.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이렇게 떡 하니 나와 있는데,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오히려 제가 더 궁금해지네요.”

    아로마티카의 로즈 앱솔루트 라인. 100ml 에멀전의 가격은 3만5000원. /사진= 아로마티카 제공
    -파라벤이 천연성분인 라즈베리에서 유래했다고 하던데요?

    “역시 잘못된 주장입니다. 유기농, 화학물질, 천연물질과 관련해 전문가가 별로 없다 보니, 기업을 중심으로 자기네 편한 논리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예컨데, 백화점 매장에서 합성계면활성화제, 파라벤, 실리콘오일 등 유해성분에 대해 항의하면 교육받은 직원이 ‘우리 제품의 실리콘은 천연 혹은 안전한 성분을 기반으로 만들어서 괜찮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할 것입니다. 단언컨대 천연에서 추출한 화학 물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가장 주의해야 하는 성분은 무엇인가요?

    “인공향입니다. 파라벤, 실리콘 등은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자가 위험한 걸 인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향이 몸에 얼마나 나쁜지 인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향료에 사용된 화학물질의 95%는 석유에서 유래한 합성 화합물입니다. 이 물질은 암을 유발하고, 기형아 출산 및 각종 중추 신경계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졌습니다.”

    -기업에서 천연향이 아닌 인공향을 쓰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인가요?

    “그렇죠. 천연향 원료가 최소 2배 이상 비쌉니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잘 먹히지 않는 이유도 있습니다. 소비자 대부분이 베이비파우더향, 체리블로썸향 등 달콤하고, 익숙한 향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체리블로썸(벚꽃)은 향을 추출할 수 없는 원료입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향이라는 얘기지요.

    천연으로 추출해서 사용할 수 있는 향은 사실 한계가 있습니다. 장미, 라벤더, 로즈마리 등 허브향이 거의 전부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해외에서 공수한 원료는 증류 과정을 거쳐 향을 추출한다./사진=아로마티카 제공
    -모든 원료를 대표가 직접 공수해 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호주, 프랑스, 인도,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등 직접 농장에 방문해 원료를 꼼꼼히 따져보고 가져옵니다. 대부분 화장품 회사는 중간에 원료 업체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좋은 제품인지 믿고 사용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가져온 제품은 저희 공장에서 직접 증류해 향을 추출하고 제품을 만듭니다.”

    -가장 애정이 가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창립 초기부터 함께 해온 샴푸가 가장 애정이 갑니다. 보통 천연 샴푸는 거품이 잘 나지 않고, 세정력이 약하며, 사용 후 머릿결이 뻣뻣해진다는 선입견을 깬 제품이기도 합니다. 아로마티카 천연 샴푸는 100%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는데 일반 샴푸에 뒤지지 않는 풍성한 거품과 뛰어난 세정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에코서트는 매년 재심사를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요.

    “맞습니다. 에코서트는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엄격한 재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이 비용을 매년 감수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인증 절차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 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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