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고' 흥행하자… IBM·MS 몸달았다

입력 2016.03.07 03:06 | 수정 2016.03.07 03:48

[인공지능 개발 전쟁… 잇따라 글로벌 사업 전략 발표]

- 게임 통해 지능 높이는 구글
게임·바둑서 인간 따라잡으면 다른 영역도 맡을 수 있기 때문
- 이미 실전 투입한 IBM
전문의와 함께 질병 진단… 농구선수 스카우트 판단도
- '비서' 개발 주력하는 MS·애플
말소리 알아듣고 지시 이행… TV 뉴스 나와 일기예보도

세계 최강의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에게 도전하는 구글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알파고', 퀴즈 챔피언을 꺾은 IBM의 인공지능 수퍼컴퓨터 '왓슨', 사람들의 감정까지 이해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 기상캐스터 '샤오빙(小氷)'….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시작 전부터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자, IBM과 MS도 각각 9일과 10일(현지 시각) 세계 주요 언론사를 미국으로 초청해 인공지능 사업 전략을 소개한다. 이들이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인공지능이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면 사람을 대신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해진다. 이미 병원의 질병 진단, 기업 마케팅, 금융회사의 투자 결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전문가' 역할을 하고 있다.

질병 진단도 척척 해내는 인공지능

각 기업이 인공지능에 접근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는 게임을 활용하고 있다. 게임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추론하는 것뿐 아니라 통찰력과 노하우 같은 비정량적 요소까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딥마인드는 단순한 정보를 분류하는 것에서 시작해 점차 고차원적인 정보를 추려낼 수 있는 심층신경망 기술을 집중적으로 개발해왔다. 기계가 심층적으로 학습능력을 키워간다는 뜻에서 '딥러닝(deep learning·심층학습)' 또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법)이라고 부르는 기술이다.

주요 기업의 인공지능 기술 비교
/그래픽=김현국 기자
딥마인드 인공지능이 유명해진 것은 지난해 2월 '벽돌 깨기'와 같은 아케이드 컴퓨터 게임에서 인간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는 먼저 '스페이스 인베이더'란 게임의 규칙과 작동원리를 입력해 효과적인 공략법을 터득하게 했다. 이후 게임을 반복하면서 게임 화면 속의 형태를 구별하고 어떻게 화면이 이어질 때 나중에 더 높은 점수를 얻는지 학습하도록 했다. 그런 학습이 어느 단계에 이른 뒤에는 규칙을 가르쳐주지 않았던 전혀 다른 게임 48종에서도 사람보다 더 높은 점수를 냈다. 이세돌과 대결하는 알파고는 컴퓨터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난이도의 '바둑'이라는 고차원 게임으로 수준을 높인 것이라 할 수 있다.

IBM '왓슨', 프로농구팀 운영에도 활용

IBM은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어 인공지능을 개발해왔다. IBM의 수퍼컴퓨터 '왓슨'은 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에서 인간 챔피언을 모두 꺾어 유명해졌다. 왓슨에는 방대한 자료를 분류해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특정 질문에 가장 가까운 답을 찾아내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다. 자연언어, 추상적인 개념과 개념 사이의 연결 관계를 확률적으로 학습해 답을 찾아나가는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다.

구글과 IBM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는 비슷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의료·건강 분야다.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 MRI(자기공명영상), 혈액검사 결과 등을 인공지능이 스스로 분석해 어떤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큰지 제시하는 방식이다. 왓슨은 이미 'MD앤더슨' 같은 병원에서 전문의와 함께 진료에 참여하고 있으며, 구글도 인공지능 진단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왓슨은 프로팀 선수 관리에도 활용된다. 농구(NBA)팀 '토론토 랩터스'는 왓슨을 활용해 선수의 건강·경기력·협동능력 등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어떤 선수를 선발하는 게 좋은지, 또는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하는 게 좋은지 참고한다.

말 척척 알아듣는 '똑똑한 비서'

MS·애플·페이스북 등은 음성과 관련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이다 보니, 사용자 개인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공지능 비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음성 인식의 경우 입력한 소리와 통계적으로 유사한 소리를 검색하고 대조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여간다. 처음엔 숫자나 음절 단위의 말을 인식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문장을 거뜬히 알아들을 정도로 정확도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언어별 사투리까지 인식하고 있다.

애플이 2011년 공개한 스마트폰용 인공지능 비서 '시리(Siri)'가 이 분야의 선구자다. 시리는 사용자가 "오늘 오후 2시에 무슨 일정이 있지?"라고 스마트폰에 말하면 "부서 회의가 있어요"라고 알려준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도 최근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와 같은 인공지능 비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MS는 작년 12월 인공지능 기상캐스터 '샤오빙(小氷)'을 공개했다. 중국의 한 TV 뉴스에 나온 샤오빙은 "오늘은 스모그가 심하니 외부 약속을 잡지 마세요"라고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샤오빙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상 상황 파악과 날씨 예측이 가능하고 사람과 간단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MS 관계자는 "사람의 음성을 들으면 그 사람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 파악하는 감성지능(EQ)까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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