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제조 6개월, 기폭장치 6~9개월… 한국 1년반이면 核무장"

입력 2016.02.19 03:06

[北 핵·미사일 파장] 전문가들이 본 '한국의 核잠재력'

월성原電에 쌓여있는 폐연료봉, 재처리 통해 플루토늄 뽑아내면
핵폭탄 1만8500기 분량 나와… 재처리, 언제라도 가능한 수준
핵물질 감쌀 소재 개발 기술은 국내 산업현장서 사용하고 있고
폭발실험 위한 토목기술도 최고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발사까지 감행하자 국내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핵무장은 기술과 능력이 아닌 의지의 문제"라며 "일단 결심만 하면 1년 반, 길어야 2년이면 핵무기 개발을 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실에서도 재처리 가능

핵무기를 만들려면 핵분열을 일으키는 우라늄, 플루토늄 같은 원료를 확보해야 한다. 또 고성능 폭탄을 터뜨려 원하는 시점에 정확하게 연쇄 핵분열이 일어나도록 하는 기폭 장치가 필요하다. 100만분의 1초 단위의 정확도를 갖춰야 하는 장치다. 핵분열 물질을 안전하게 감싸는 물질도 중요하다.

핵무장에 걸리는 예상 시간 정리 그래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이 중에서 관건은 원료 확보이다. 핵폭탄은 원료에 따라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이 있다. 현재 우리는 한·미 원자력협정과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원료 확보가 금지돼 있다. 그렇다고 원료를 확보할 조건과 기술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는 원자력발전소 24기(폐로 결정이 난 고리 1호기 포함)를 운영하고 있다. 원전 가동 과정에서 플루토늄이 소량 포함된 사용 후 핵연료, 즉 폐연료봉이 나온다. 특히 중수로 방식인 월성 1~4호기에서 경수로 방식인 다른 원전에 비해 플루토늄 함량이 높은 폐연료봉이 나온다. 플루토늄이 평균 1% 정도 포함돼 있다. 2014년 말 기준으로 월성에는 7414t의 폐연료봉이 보관돼 있다. 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이론상 74t의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핵폭탄 1기에는 4㎏의 플루토늄이 필요하므로 1만8500기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원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승평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뽑아내는 방법은 전기분해(건식), 습식 재처리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모두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며 "대량생산 시설을 짓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실험실 수준에서는 지금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금지돼 있지만 일본은 아오모리현에 로카쇼무라 재처리 공장을 갖고 있다. 폐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분리해 원전 연료로 재사용한다는 논리지만 핵무기 원료 생산 공장으로 전용할 수도 있다.

한국은 재처리 신기술도 갖고 있다. 한 원자력 전공 교수는 "전류를 흘려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파이로프로세싱은 우리가 세계적 수준"이라며 "파이로프로세싱으로 폐연료봉을 1차 처리하고 이후 기존의 질산 용해법을 쓰면 짧은 시간에 더 많은 핵무기 원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처리 시설을 짓고 핵무기에 쓸 플루토늄을 얻기까지 6개월이면 된다고 예측했다.

◇레이저 농축 신기술도 보유

우라늄탄 원료를 확보하려면 천연 우라늄을 농축해야 한다. 자연 상태의 우라늄은 우라늄 238과 우라늄 235가 섞여 있다. 이 중 핵분열을 하는 우라늄 235는 0.7%에 불과하다. 핵무기 원료로 쓰려면 우라늄 235가 90% 이상이어야 한다. 이렇게 순도 높은 우라늄 235를 얻으려면 원심 분리기로 농축을 해야 한다. 이 정도 순도의 우라늄 1㎏을 얻기 위해서는 1000t의 천연 우라늄이 필요하다. 시간도 수개월 이상 걸린다. 우라늄탄 1기에는 평균 20㎏의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북한은 수십년간 핵무기를 준비해 왔지만 아직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우리는 우라늄탄도 북한보다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0년 신개념의 레이저 농축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레이저 농축법을 쓰면 농축 우라늄 235 1㎏을 얻는 데 4시간 정도밖에 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무기 제조 기술도 쉽게 확보할 수 있다. 핵무기 관련 기술은 대부분 1940~50년대에 개발됐고, 설계도는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현재 원자력 관련 학과의 '종합 설계' 수업에서도 핵폭탄의 위력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핵폭탄에 대해 일부 가르친다"고 말했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핵분열 물질을 감쌀 소재 개발에는 합금과 정밀 가공이 필요한데, 국내 산업 현장에서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폭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토목 기술 역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원료 확보(6개월)와 기폭장치 개발(6~9개월), 핵폭발 실험(3~6개월)까지 합하면 1년 반에서 2년 사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만성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비용과 인력을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제조 시간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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