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팜' 뜬다

입력 2016.01.14 03:05

'재배서 수확까지 전부 자동화'
정부연구기관·기업 11곳 제휴… 3년간 300억 투자 新기술 개발

"이산화탄소 농도 급증, 창문 개방, 광합성 수치 감소, 채광량 증가." A씨는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집어 든다. 귀농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침의 모습은 도시에 살 때와 차이가 없다. 온실에서 자라는 작물의 상태가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에 뜨기 때문이다. 이는 머지않아 농촌의 일상이 될 모습이다.

정부 연구기관들이 한국의 새로운 농업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손을 잡았다. 바로 과학기술을 활용한 첨단 농장 '스마트팜(smart farm)'을 개발하는 것이다.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의 노주원 단장(KIST)은 "스마트팜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네덜란드에는 '프리바(PRIVA)'라는 대표 브랜드가 있다"며 "한국형 '스마트팜 K' 브랜드를 만들어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로 만드는 똑똑한 농장, 스마트팜
지난해 9월 출범한 스마트팜 융합연구단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전자통신연구원·에너지기술연구원·생산기술연구원·식품연구원 등 5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KT·SK텔레콤·신한에이텍·풍림무약·동림푸드 등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3년간 약 300억원을 투자해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는 작물의 성장 상태와 환경을 실시간 모니터하고 그에 맞춰 물과 영양물질을 주고 채광과 환기를 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수확도 작물의 유통 정보에 맞춰 시기를 정하고 사람 대신 로봇을 이용해 노동력도 30% 줄인다. 자동화를 넘어 정보에 기반한 똑똑한 농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국내의 온실용 스마트팜은 온도, 습도를 기계로 맞춰주는 하드웨어 자동화 단계에 와있다. 말하자면 '스마트팜 1.0' 단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크다. SK그룹은 세종시 연동면 100개 농가에서 스마트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범 농가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비닐하우스 내부 상황을 확인하고 스프링클러·보온덮개·커튼·환풍기 등을 원격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생산성이 22.7% 올랐다고 한다. 융합연구단의 목표는 '스마트팜 2.0'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는 식물의 생육, 생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그에 맞게 실시간으로 환경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통합 솔루션이다.

연구소들은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를 맡았다. KIST는 영상 기반의 센서 기술을 개발한다. 식물에서 광합성이 활발해지면 잎에 열이 난다. 이를 적외선 카메라로 분석해 작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기술이다. 지구관측위성의 카메라로 농경지나 숲의 열화상 영상을 촬영해 그해 수확량을 예측하는 기술과 비슷하다. 생산기술연구원은 수확 등의 작업 과정을 분석하고 사람을 대체할 농업용 로봇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분야 선두 주자는 유럽에 있는 네덜란드이다. 우리나라 비닐하우스의 파프리카 생산량은 스마트팜 기술을 적용한 네덜란드 대비 64% 수준이고 토마토 생산량은 53%에 그친다.

늦었지만 장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와 달리 습도가 높고, 겨울에는 눈에 많이 내린다. 이에 맞는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면 우리와 기후가 비슷한 동아시아 국가에 수출할 수 있는 '스마트팜 K'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 전 세계 온실 재배 면적의 90% 이상이 동아시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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