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면세大戰] 동현수 두산 사장 "東大門 지역에 대한 책임감 느낀다"

조선비즈
  • 유진우 기자
    입력 2015.11.11 08:01

    두산은 ‘동대문 상권 살리기’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면세점 2차 대전’에 참전을 선언했다.

    두산의 뿌리는 1896년 8월 서울 종로에서 시작한 ‘박승직 상점’이다. 재계에선 대한민국 기업 가운데 가장 긴 역사를 지녔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에서 두산은 이제 막 도전장을 내민 기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의지는 확고하다. 두산은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권 대전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두산은 현재 워커힐면세점·롯데면세점 소공점· 롯데월드점 세 곳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사업장은 동대문 두산타워다. 박승직 상점이 문을 열었던 종로와 멀지 않다. 이 일대는 두산의 새 텃밭이다.

    ◆ 두산, 동대문 활성화 전략…지역 관광 연계 승부수


    두산그룹은 1999년 1월 동대문에 두산타워를 세운 이후 이곳을 떠난 적이 없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집무실 역시 이곳에 있다. 두산은 신규 면세 사업자로 선정되면 두산타워 내 9개 층에서 1만7000㎡ 규모로 면세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동대문 터줏대감으로서 자리를 굳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10월26일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출범식에 참석해 매일 창문에서 치열한 (동대문)시장 현장을 보며 산다”며 “두산과 제 역량을 모두 넣어 ‘이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두산이 한몫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재단은 박 회장과 두산그룹이 각각 100억원을 출연해 세웠다. 동대문 상권을 활성화하고 동대문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세청의 면세점 평가 기준 중 ▲입지조건(150점) ▲상생 및 사회환원(150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재단 출범식에는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박용만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등 총수 일가가 모두 참석했다.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두산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10월26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을 열고 동대문 상권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유진우 기자
    ◆ 동현수 사장 “두산, 유통업 초보 아니다…두타로 잔뼈 굵어”

    동현수 두산 사장은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동대문 상권은 한 때 시장 규모가 18조~20조원에 달했는데, 어느덧 12조원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며 “주변에 밀리오레와 광장시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같은 좋은 재료가 살아있기 때문에 면세점 영업이익을 투자하면 인근 상권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기준 동대문 상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연간 710만명으로, 명동의 80%쯤이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로 쓰는 돈은 명동의 30% 수준이다. 이 지역만의 특색있는 상품이나 브랜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산은 매년 국내 브랜드를 30개 이상 발굴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K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동 사장은 “그동안 두타가 발굴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가 160명에 이른다”며 “두산이 선택한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를 면세점에 입점해 외국 관광객에 선을 보이고, 이 브랜드가 인기를 얻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의 경쟁 우위 요소로 ▲관광 자원이 풍부한 입지 ▲브랜드 발굴 능력 ▲내재된 상생 문화 등을 꼽았다.

    두산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면 2016년 5~6월 사이 영업을 시작해 2015년 12월까지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동현수 두산 사장 /두산 제공
    -두산이 면세점 사업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과 ‘동대문 지역에서 두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 동기였다. 두산은 동대문 일대에서 100년 넘게 사업을 영위해 오고 있다. 당연히 이 지역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동대문이 대표적 관광지지만, 경제적 잠재력이 충분히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늘 고민을 했다. 동대문 안에서도 여러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을 하지 못해 안타까워 했다.”

    “두산타워 면세점은 ‘지역과 함께 하는 대기업 상생 모델’을 실현하기 적합한 모델이다. 두산은 면세점 방문 관광객이 곧 동대문 상권 곳곳을 누비는 소비자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결국 동대문 모든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동대문 상인 전체의 과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은 3장 뿐이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두산이 어떤 부분에서 경쟁 상대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나.

    “두산타워 면세점의 가장 큰 강점은 동대문이라는 최고의 입지다. 이곳은 이미 연 71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한다. 동대문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50%는 면세점이 들어설 두타를 찾는다.”

    “두타 주변은 복합쇼핑몰·광장시장·방산시장 등 다양한 상권을 보유한 열린 상업지구로 지하철 4개 노선과 버스 노선 46개가 경유한다. 호텔 객실을 합치면 총 4000개에 달한다. 면세점을 위해 다른 인프라를 무리하게 늘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DDP·흥인지문과 청계천 등 풍부한 관광 자원은 다른 후보지에선 찾기 어려운 관광자원이다.”

    “두번째로는 두타를 운영하면서 K 브랜드를 발굴하고 브랜드화하는 능력을 들 수 있다. 두타는 지난 16년간 160명의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해서 매장을 제공하고 성공적인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우리는 두산에 선택을 받은 유망 디자이너가 자기 브랜드를 면세점에 입점해 외국 관광객에 선을 보이고, 이 브랜드가 인기를 얻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꿈을 꾼다.”

    “마지막으로 주변 상권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상생 의지도 꼽을 수 있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그룹 영업이익의 약 4%를 사회환원 시켜왔고, 매년 봄·가을 2회에 걸쳐 전세계 사업장에서 동시에 지역 사회 봉사의 날을 시행했다. 면세점을 앞두고 이벤트성으로 하는 상생 공약이 아니라, 이렇게 꾸준히 내재화한 상생 문화를 바탕으로 동대문 상권과 동반 성장하려한다.”

    -두산은 현재 동대문 지역을 면세점 사업장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곳을 입지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2014년 외국인 관광객 방문 통계를 보면 명동이 890만명이고, 동대문이 710만 명임. 다음이 인사동인데 그 곳은 300만명 정도다. 수치를 놓고보면 동대문은 명동에 버금가는 관광 명소인 셈이다.”

    “동대문은 역사적 명소인 흥인지문·창경궁·동묘와 현대적 관광자원 DDP·청계천이 공존한다. 전통시장과 현대적 쇼핑몰도 절묘하게 섞여있다..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은 것이다.”

    “두산은 이런 관광 콘텐츠를 잘 엮어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즐기게끔 하려한다.”


    두산타워 전경 /두산 제공
    -면세점 사업은 ‘당첨만 되면 황금알을 낳는 특별한 사업’이라는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만약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된다면 이익 가운데 일부를 어떻게 환원할 생각인가.

    “두산은 이미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경우 영업이익 10%를 사회 환원, 특히 지역 상권 발전을 위해 쓸 계획이라 밝혔다. 두산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비율이 약 4%인 점을 감안하면 면세점의 사회공헌 비율은 이보다 2배 이상 더 높은 셈이다. 처음에는 면세점 운영이익의 비율을 5% 정도로 책정했으나, 박용만 회장이 보고를 받은 이후 단호하게 ‘10%까지 늘려라’라고 지시했다.”

    “두타 면세점은 2020년까지 매출 1조4000억 원, 영업이익률 10%를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계산해보면 영업이익은 5년 누적 5000억원 가량을 예상한다. 기여 금액은 최소 500억원 정도될 것이다.”

    “환원 방식에 대해선 10월26일 출범식을 가진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통해 설명을 많이 했다. 그러나 이 재단을 통한 일회적인 지원에 그치지 않고 보다 체계적·장기적·전문적 상생이 가능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일단 소상공인을 포함해 동대문 지역 상권이 가진 고민을 이해하고 발굴하려 한다. 그 이후에는 민·관·학 협력을 기반으로 도시 계획에 대한 전문성, 풍부한 자금력을 결합해 체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면세점의 생명은 브랜드 소싱 능력이다. 다양한 브랜드를 갖춰야 관광객 발길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명품·국내 유명 제품 등 입점을 확정지은 브랜드가 있나.

    “두산은 패션·트랜드·스타일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보그·GQ 등 잡지류를 오랫동안 발행했다. 전 세계 패션 업계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끊임없이 유지한 셈이다.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두산은 국내외 명품 브랜드들로부터 입점의향서를 확보했다.”

    “현재 이미 입점 예상 브랜드 370여개보다 20% 이상 더 많은 460개 브랜드들의 입점의향서(LOI)를 확보한 상태다. 이중 브랜드를 엄선해 면세점에 입점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 경쟁 상대 뿐 아니라, HDC신라·한화갤러리아를 포함해 면세점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 업체는 어디인가. 그 이유는.

    “두산은 경쟁 구도를 의식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면세점 사업 모델 구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수행할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두타면세점이 서울 지역 경제·고용에 미칠 파급효과는 다른 사업자들보다 상당 수준 앞설 것이라는 자신감은 가지고 있다. 입지조건 자체가 명동을 제외한 다른 지역보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가 2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최근 큰 손으로 부상한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지 관광업체와 MOU를 맺는 등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두산은 어떤 방식으로 외국인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계획인가.

    “패션·쇼핑 콘텐츠와 한류 문화 콘텐츠, 동대문 등 인접 관광 자원과 접목해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을 생각이다.”

    “이 지역에서 진행 중인 창조관광 5대 프로그램(K-Sytle 타운·DDP야시장·동대문 스토리 투어· 공방체험·전통문화 체험)을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해외 마케팅도 병행한다. 두산은 이미11월 2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CTRIP, 강호이여행사, CWTS, 요시엔여행사 등 14개사 관계자를 만나 업무 협약을 맺었다. 3일에는 상하이(上海)에서 CYTS, 진장여행사 등 12개사와 협약을 맺었다. 이들과 두산은 관광 상품 공동 개발해 동대문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려 한다.”

    “뿐만 아니라, 두산의 해외 네트워크 및 두산이 후원하는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The Open 등)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두산은 11월2일 중국 베이징에서 조용만 두산타워 대표(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와
    강호이여행사, CTRIP, CYTS 등 중국의 주요 여행사 14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 방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산 제공
    -중소·중견기업과 협력 방안이 있다면.

    “두산은 동대문 상권과 함께 성장하는 면세점이 되고 싶다. 이전에는 면세점이라고 하면 지역 상권과 분리돼 독점적으로 이익을 향유한다는 비난을 받곤 했다.”

    “두산은 일단 외국산 명품 일변도였던 면세점 상품들을 국산품으로 구성하려 한다. 2020년 기준 매장 면적 50%를 국산품으로 채우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두산타워가 해왔듯 동대문 지역 패션디자이너들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물론이다. 여기에 면세점을 유치하면 이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게끔 홍보 등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이미 두산은 한국을 대표하는 동대문 브랜드의 발굴과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발굴 지원팀’이라는 별도 조직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면세점 1년차 목표 매출금액을 어느 정도인가.

    “2016년 5~6월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면 약 7개월 동안 첫해 5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동대문 입지에 다른 관광자원을 잘 엮고 국내외 마케팅을 통해 동대문 관광객을 늘리면 2년차부터는 매출이 1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이번에 입찰에 나선 다른 업체는 백화점 등 복수의 대형 유통 채널을 운영해 본 경험이 풍부하다. 반면 두산은 ‘두산타워’ 뿐이다. 채널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두타는 현재 동대문에서 공실률이 ‘0%’인 유일한 건물이다. 쇼핑몰 매출로도 이 지역 1위다. 동대문에서 사업을 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유통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업체는 사업장 1층이나 지상 저층에 면세점을 꾸몄다. 두타의 경우 9개층을 면세점으로 재단장한다 했는데, 외국인 관광객 접근성 확보를 위해 어떤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가.

    “관광객이 몰려도 쇼핑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충분한 사전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동선을 새로 짜고, 이동 수단을 충분히 설치해 관광객들이 가장 짧은 동선으로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끔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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