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경원을 굴리는 글로벌 '큰손'들이 다음 달 서울에 집결한다. 한국에서 열린 단일 행사에 이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물들이 한꺼번에 다 모이기는 처음이다.
한국투자공사는 다음 달 2~3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108개 글로벌 투자기관과 기업 리더들이 참여하는데, 이들이 굴리는 운용자금이 다 합해서 1경9907조원(17조1390억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330조원)의 60배가 넘는 돈이며,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GDP(국내총생산·2014년 10조3553억달러)의 1.6배도 넘는 규모다.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금융계를 주무르는 세계적인 부자들이 모인다. 영국 로스차일드그룹의 전 회장인 에블린 로스차일드 경의 아내인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 E.L로스차일드 홀딩스 회장이 대표적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를 보유한 포레스터 회장은 차기 미 대권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서방의 유력 정치인들을 후원하는 큰손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글로벌 호텔체인인 '힐튼'의 상속녀인 니키 힐튼과 결혼식을 올린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 중 한명인 제임스 로스차일드, 힐러리 클린턴의 사위인 마크 메즈빈스키 이글베일 파트너스 사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 재무부 차관을 지내고 세계 1위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를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매코믹 사장, 중국 국무원 부비서장을 지낸 중국 국부펀드(GIC)의 딩쉐둥(丁學東) 회장, 3330억달러를 굴리는 세계 1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켄드릭 윌슨 부회장 등도 참석한다. 자산시장과 투자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담은 쪽지를 고객들에게 이메일로 정기적으로 보내는 월가의 스타 투자자인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도 이번 행사를 위해 방한한다. 막스 회장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막스가 보낸 투자 조언을 이메일 중에서 가장 먼저 열어본다"고 말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는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은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특히 관심을 갖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