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살얼음판… "당분간은 百藥이 무효"

조선일보
  • 이경은 기자
    입력 2015.09.08 03:06

    [전승절 연휴 마치고 4일만에 개장했지만 2.52% 하락]

    서킷브레이커 도입 방침 등 비장의 카드까지 꺼냈지만 증시 부양책 번번이 안 먹혀
    中정부 개입 여지 거의 없어
    수출·수입 줄고 물류 감소… 우울한 지표들 줄줄이 대기
    G20회의 참석 中 재정부장 "향후 5년 구조조정 겪을 것"

    글로벌 투자자들은 전승절 연휴를 마치고 4일 만에 개장하는 중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할지, 아니면 하락세를 이어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7일 상하이 증시는 장중 한때 1.8% 상승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팔자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전 거래일보다 2.52% 하락한 3080.42로 장을 마쳤다.

    중앙은행 총재 격인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지난 5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재무장관 회의에서 증시 조정이 거의 끝났다고 발언하고, 중국 증권 당국이 증시 혼란을 막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서킷브레이커(CB)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카드까지 꺼내 보였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상하이증권거래소 신용잔고. 중국 외환보유액.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중앙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증시 안정과 관련해 강력한 진정제를 투여하면서 한때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장 후반 은행주 등 일부 대형주 매물이 대거 출현하면서 급락세로 장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살얼음판 걷는 중국 증시

    대부분의 전문가는 중국 증시가 조만간 안정을 찾고 반등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앞으로 중국 정부가 증시 개입을 줄일 것"이라며 "증시 부양책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중국에선 부진한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증시의 80%를 차지하는 개인들을 붙잡을 만한 유인책이 부족해 수급이 꼬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을 탐방하고 돌아온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현지에서 만난 중국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반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면서 "대내외 분위기가 약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경제성장의 지속적인 반등을 당분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中信)증권도 최근 펴낸 9월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과 레버리지(주식 대출) 축소 가속화 등의 이유로 여전히 급등락이 심한 장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주에 줄줄이 발표될 주요 경제 지표들도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8일 중국의 8월 수출·수입, 10일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 13일 산업생산·소매판매 등의 지표가 연이어 발표된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8월 수출은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정유·화학 부문이 타격을 입었고, 톈진항 사고로 물류도 감소해 시장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8월 무역수지가 480억달러 흑자지만, 수출과 수입이 각각 6.7%와 8%씩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 "5~10년간 구조조정 진통 있을 것"

    중국 증시는 올해 최고점(5162) 대비 40% 가까이 급락하면서 약 31조7187억위안(5905조원)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됐다. 주가 폭락과 부진한 지표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있다는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게 된다면,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세계 각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

    지난 5일 G20 회의에서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중국 경제는 향후 5년간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게 될 것이며, 이런 고난의 과정은 최장 10년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경기 회복을 투자자들이 피부로 직접 느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호준 SC은행 전무는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이후 금리·지준율을 내리고 위안화 평가 절하까지 단행하는 등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면서 "정부 정책 효과가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내년 초쯤에는 경기에 대한 불신이 많이 덜어져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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