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뉴트렌드] "本社서 돈버는 코디 요령 배웠더니 月매출 1억"

조선일보
  • 김진 기자
    입력 2015.06.04 03:03

    [가맹점 교육 힘쓰는 본사들]

    패션그룹형지 - 대리점주들에 노하우 전수
    LS네트웍스 - 자전거학교 열어 창업 지원
    CJ푸드빌 - 퇴직자 빵집 창업 도와줘

    지난달 12일 오전 11시 서울 개포동 형지비전센터 지하 1층 윤곡홀. 400㎡ 넓이의 강의실에서는 패션그룹형지의 골프웨어 '까스텔바쟉' 대리점 점주 35명이 신소영 상무 등 디자이너들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디자인팀은 강의실 앞을 꽉 채우는 2m 높이의 네모난 격자무늬 옷걸이에 남성·여성용 의류를 번갈아 걸며 디자인 의도와 코디 방법 등을 설명했다.

    여성용 티셔츠와 바지 20여종을 건 뒤 오민나 여성팀장은 "이 티셔츠는 까스텔바쟉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을 넣었는데 저기 계신 점주님이 입고 계신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청바지와 입어도 어울린다"고 말했다. 전주 효자점 장선옥 점주는 "어떤 옷을 어떻게 코디할지 고민할 때가 많은데 상품 설명을 들으며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상의와 하의끼리도 어울린다는 걸 알게 돼 좋았다"고 했다.

    ◇대리점주 교육 강화하는 기업들

    전국적으로 유통 점포를 두고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최근의 불황 타개책으로 대리점주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리점이 성장해야 매출이 늘어나는 사업 구조이다 보니 대리점주들에게 제품 소개뿐 아니라 매장 운영 방법의 이론과 실제, 고객 응대 기술까지 교육하고 있다. 대리점주들은 가맹 자영업자이기도 하다. 자영업 폐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종사자는 580만명, 가족 종사자까지 711만명으로 전체 취업자 중 비중이 28.2%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8%)의 두 배에 달한다. 하지만 생존율은 창업 1년 뒤 83.8%에서 5년 뒤 29.6%로 급락하는 실정이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형지비전센터에서 패션그룹형지의 대리점주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전국 규모의 유통 대리점을 둔 기업들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리점주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형지비전센터에서 패션그룹형지의 대리점주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전국 규모의 유통 대리점을 둔 기업들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리점주 교육을 강화하는 추세다. /성형주 기자

    패션그룹형지는 지난 1월 서울 강남의 요지라고 할 수 있는 개포동에 지상 6층짜리 도심형 연수원 '형지비전센터'를 세웠다. 합숙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숙박 시설까지 갖추었다. 이곳에서 임직원 교육뿐 아니라 대리점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병오 회장은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다른 점주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다양한 현장 성공 사례들을 서로 나누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교육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 2월 교육을 받은 27개 대리점 가운데 4개 점포에서 월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그중 한 곳인 경기 용인시 '죽전점'의 전성찬(49) 점주는 "고객 성향을 과학적으로 분류해 태도와 옷매무새에 따라 응대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걸 배웠다"며 "직원들과 그 내용을 공유하고 고객이 돌아간 뒤에는 서로 토론하며 개선점도 찾는다"고 말했다.

    ◇기업 강점 살려 일반인 창업 도와

    대리점주 교육에서 더 나아가 일반인 창업을 지원하는 기업도 있다. '무브' 등 자전거 브랜드를 갖고 있는 LS네트웍스는 2012년부터 자전거 전문 교육 기관 '바이클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자전거 매장 운영 관리사'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전문 강사진이 자전거 업종으로 취업하거나 창업하길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관련 내용을 교육해 지난 3월까지 164명을 배출했다.

    교육생 가운데 이미 자전거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7명은 교육 수료 이후 매장을 두 배 이상으로 늘렸고, 11명은 새로 매장을 내며 창업했다.

    이곳 교육생 출신인 오경록씨는 인천 송도에 '바이크 브로스'라는 가게를 낸 뒤 현재 2호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민회씨는 중국으로 진출해 '펠로톤'이라는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 일도동에서 '제주사이클' 매장을 운영하다 교육을 받고 두 배로 가게를 확장한 김현영(46)씨는 "전에는 좁은 가게에 자전거와 관련 용품을 가득 배치해 매장이 창고 같은 분위기였다"면서 "자전거 배치 방법 등을 교육받은 뒤 빈 공간을 넓히고 커피도 마시게 하니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했다.

    뚜레쥬르·투썸플레이스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도 2013년부터 '상생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외식 창업을 계획하는 퇴직자나 전직(轉職) 예정자들에게 카페와 빵집, 레스토랑 창업 등을 무료로 교육한다. 생활용품 업체 다이소는 지난 3월 서울 도곡동 본사에서 지역별 우수 가맹점 9곳의 점주가 모여 매장 운영 기법을 공유하는 '가맹점 혁신 활동 프로그램 파일럿 모임'을 진행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