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배운 9권의 책

조선비즈
  • 이태윤 인턴기자
    입력 2015.06.02 10:10 | 수정 2015.06.05 13:57

    “로켓 만드는 방법은 어디에서 배웠나요?”
    “책에서 읽었어요.”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주목받은 혁신가 일론 머스크의 말이다. 그는 전자결제시스템 페이팔의 전신인 x.com 공동창업에 이어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 민간 업체로 유일하게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화물선을 운행하는 우주항공회사 스페이스 X를 차례로 창업해 성공 궤도에 올린 실리콘밸리 최고의 기대주로 꼽힌다. 남아공화국에서 태어나 ‘꿈’을 찾아 미국에 이민 온 개척자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성장과 도약에 도움을 준 것으로 단연 책을 꼽는다. 스페이스 X 창업 당시 “로켓 만드는 방법을 어떻게 배웠느냐”는 질문에 “책에서 읽었다”고 답한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달 그가 인정한 첫 평전이 한국과 미국에서 출간되면서 그의 과거 이력과 미래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작년 10월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던 머스크의 추천 도서 9권을 소개한다. 그의 가치관과 사업 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책들이다. (기사원문)



    ①반지의 제왕
    J. R. R. 톨킨 지음|김번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들|2536쪽|7만5000원

    저자는 판타지 소설의 대부로 꼽힌다. ‘반지의 제왕’ ‘호빗’ ‘실마릴리온’ 등 저자의 모든 작품이 전 세계에서 40여 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돼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1954년과 1955년 출간된 이 책은 막강한 힘을 가진 ‘절대 반지’를 둘러싼 인간, 호빗, 오크 등의 모험을 그렸다. 2011년 나온 한국어 번역본은 톨킨이 창조한 요정어, 고유명사 발음과 번역 원칙의 원칙을 충실하게 살렸다.

    각 2권으로 구성된 3부작 소설 외에 연대기, 가계도, 언어, 지도 등을 수록한 해설 편까지 추가했다. 장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선과 악의 대립, 유혹과 희생정신 등 존재의 내면을 훌륭하게 묘사한 판타지 소설의 역작이다.

    머스크는 “외로웠던 유년시절의 버팀목이 판타지 소설과 과학 소설이었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많이 읽은 작품이 바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다. 머스크는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을 보며 나도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정의로운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②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김선형 옮김|책세상|1236쪽|3만8000원

    저자는 ‘코믹 SF’라는 독특한 장르의 선구자로 꼽힌다. 전세계 1억 명이 넘는 독자가 열광한 이 책은 1978년 6회짜리 라디오 드라마에서 시작됐다. 광대한 은하계를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넘나드는 우주 히치하이커의 모험담이 주 내용이다.

    과장된 캐릭터들의 엉뚱한 대화와 상식을 파괴하는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진지한 주제를 담아낸다. ‘삶이란 무엇인가’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는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을 농담 속에 녹여 재미있게 풀어냈다. 이 책의 출간 25주년을 맞아 책세상 출판사가 2005년 12월 합본으로 다시 출간했다.

    머스크는 “내가 12~15살 때 ‘존재론적 위기’가 찾아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니체와 쇼펜하우어를 읽었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어린 나에겐 이 책이 훨씬 더 교육적이었다"고 평했다.


    벤자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
    월터 아이작슨 지음|윤미나 옮김|21세기북스|797쪽|2만8000원

    CNN 회장과 타임지 편집장으로 일했던 저자는 자유기고가이자 전기 작가다. 특히 벤저민 프랭클린과 키신저의 평전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인생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답이다. 국내에선 2006년 8월 21세기북스에서 출간했다.

    그는 인생의 의미를 개인의 발전에만 두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800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에 사업가, 언론인, 과학자, 정치가, 철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온 프랭클린의 인생을 담아냈다. 책은 프랭클린이 특별히 인생에 엄격하기보다는 타인을 배려하며 물 흐르듯 여유롭게 사는 삶을 강조했다고 전한다. 그 밖에 프랭클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머스크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무일푼의 소년에서 시작하는 점에서 기업가라고 할 수 있다”면서 남아프리카 프레토리아에서 외롭게 자랐던 자신의 유년시절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런 감상평을 덧붙였다.

    “프랭클린은 끝내준다(awesome)!”


    ④아인슈타인 삶과 우주
    월터 아이작슨 지음|이덕환 옮김|까치|736쪽|2만5000원

    앞서 소개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전기 작가가 아인슈타인의 삶을 추적한 책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 11월 1쇄가 나왔고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2014년 8월 개정판이 출간됐다. 천재 과학자의 가장 최근 자료를 토대로 작성해 아인슈타인이 어떻게 위대한 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밝혔다. 아인슈타인은 단순한 과학자가 아니라, 인류의 세계관을 바꾼 ‘현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성과 이외에도 개인적인 성품도 사실적으로 담았다. 저자는 “아인슈타인은 자유의지와 개성을 중시하는 도덕관을 지녔다”고 밝힌다. 아인슈타인의 개인적인 편지까지 조사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재’의 숨겨졌던 면모도 드러냈다. 아인슈타인의 힘들었던 결혼생활, 교수직과 박사 학위를 얻지 못해 고생하던 아버지로서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머스크는 “이 전기를 통해 우주의 질서를 읽은 천재의 야망과 지성을 배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⑤제로 투 원
    피터 틸 외 지음|이지연 옮김|한국경제신문사|252쪽|1만3500원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과 법률 연구 기술 스타트업 주디캐터의 공동 창업자가 함께 썼다. 피터 틸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사업가이자 벤처캐피탈 투자자다. 1998년 전자결제시스템회사 '페이팔'을 설립해 온라인 상거래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 X에 투자한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고 주장한다.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본인은 지속 가능한 독점 이윤을 얻으라는 의미로 ‘창조적 독점’을 강조한다.

    일론 머스크는 2000년대 초반 X.com이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했을 때 피터 틸이 공동 설립한 페이팔과 직접 경쟁을 해야 했는데 그때 피터가 쓴 이 책을 통해 스타트업 경영 철학을 배웠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에선 2014년 11월 한국경제신문사가 번역해 출간했다.


    하워드 휴즈의 제국
    도날드 발렛 지음|조영재 옮김|들녘|536쪽|1만5000원

    저자인 도널드 발렛과 제임스 스틸은 미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탐사보도 전문가다. 두 사람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誌)에서 만나 30년 넘게 함께하면서 내셔널 매거진 상과 두 번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1997년부터는 타임지에서 일하고 있다.

    두 저널리스트가 세계 최초의 억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을 위해 저자들은 4년에 걸쳐 자료를 수집하고 수많은 주변인을 인터뷰했다. 드라마틱하게 인생을 그려낸 기존 하워드 휴즈의 전기들과 달리, 최대한 객관적인 삶의 모습을 전달했다.

    저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비행사이자 헐리우드 최고의 영화제작자였던 휴즈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가도 다른 관심사가 생기면 바로 그 대상을 바꾸는 성격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마약 중독, 영양실조에 시달리며 비참한 말년을 보낸 인간 하워드 휴즈를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았다.

    머스크는 “나는 손톱을 기르지도 않을 것이고, 항아리에 오줌을 싸지도 않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다양한 분야에 정열적으로 도전했던 하워드 휴즈와 지금 머스크의 모습에서 상당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들녘 출판사가 번역 출간했다.


    ⑦Superintelligence
    닉 보스트롬 지음|Oxford University Press|352쪽|종이책 22.74달러 / 킨들용 e북 11.69달러

    저자는 옥스퍼드 대학 인류 미래연구소 책임자이며, 인공지능 분야에선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특히 ‘초지능(Superintelligence)의 위험’에 관한 연구로 유명하다.

    이 책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반적인 지적 수준을 능가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책은 “현재 인간의 뇌에는 동물과는 다른 효율적인 기능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은 종의 지배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만약 ‘초지능’이 기계에 구현되면, 인간은 종의 지배자 위치에서 밀려나 ‘기계의 공격’에 당하고 말 것이라 경고한다.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공지능은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다. 올해 초에는 보스트롬, 스티븐 호킹 등과 함께 “인공지능의 개발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하기도 했다. 그는 "미래는 갈수록 커지는 기술의 힘과 이를 사용하는 인류의 지혜 사이의 경쟁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2014년 9월 출간됐으나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는 않았다.

    Structure
    J. E. 고든 지음|Da capo press|424쪽|종이책 8.49달러, 킨들용 e북 15.80달러

    머스크가 스페이스 엑스를 창업할 때 로켓 과학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기 위해 읽었다고 밝혀 유명세를 탄 책이다. 책의 저자는 플라스틱, 크리스털, 신소재 공학분야 논문으로 유명한 과학자다. 이 책은 '왜 8차선 도로가 붕괴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 '어떤 게 댐이 수천 갤런의 물을 머금고도 무너지지 않는지'부터 고층 빌딩을 디자인하는 원리까지 다양한 과학적, 공학적 궁금증을 풀어낸다. 어려운 공학 용어와 기술적인 전문 용어들을 최대한 쉽게 풀었다.

    머스크는 한 가지 주제에 관심이 생기면 독서를 통해 ‘게걸스럽게’ 지식을 흡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 책은 공학 초심자에게 아주 적합한 안내서”라고 극찬했다. 2003년 7월 미국에서 출간됐으며 국내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⑨Ignition!
    존 D. 클락|Rutgers University Press|214쪽|절판

    저자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활동한 미국의 화학자다. 로켓 과학의 원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 실험 결과에 대한 묘사를 풍부하게 담은 입문서다.

    머스크는 “이 책은 로켓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위해 쓰여졌으며 특히 로켓 과학의 구성요소 중 ‘점화’를 아주 잘 설명하는 재밌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지금은 절판돼 온라인 도서관 사이트에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자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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