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치아니 코레아 지음|이미숙 옮김|나무한그루|304쪽|1만5000원
이 책은 브라질의 증권 중계 회사가 성공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1971년 '가란치아'라는 이름으로 설립해서 40년 뒤 미국의 버드와이저, 버거팅, 하인즈를 인수한 '3G캐피탈'이라는 세계적 금융사로 도약하기까지 비결을 담았다.
브라질의 사모펀드(PEF)인 3G캐피탈은 최근 식품업체인 크래프트를 인수해 하인즈와 합병시켜 세계 금융시장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금융 시장의 변방인 브라질에서 출발한 조르지 파울루 레만, 마르셀 에르만 텔레스, 카를로스 알베르투 시쿠피, 이 주역이 어떻게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에 설 수 있었을까.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의 하버드 졸업생 조르지 파울루 레만은 1971년 신문에 ‘중개업체 구함’이라는 광고를 냈다. 3G캐피탈의 시작점이 된 ‘가란치아’의 출발점이었다.
몇몇 파트너와 함께 회사를 설립한 레만은 세계적 금융기업 골르만삭스의 파트너 시스템을 도입해 최고의 인재들에게 기업의 주주가 될 기회를 제공했다.
레만은 이 모형을 토대로 텔레스와 시쿠피라를 파트너로 삼아 3인조를 구성했다. 이들은 브라질 기업 역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성공을 거뒀다.
1998년에는 가란치아를 크레디스위스(CS)에 매각해서 마련한 자금으로 3G캐피탈을 세운 뒤 기업 M&A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들은 브라질 맥주회사 암베비를 인수하고 2004년에는 벨기에 인터브루까지 합병해 세계 제2의 맥주 제조업체 인베브를 탄생시켰다.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합병으로 꼽히는 이 거래를 바탕으로 2008년에는 세계 3위 맥주업체인 미국의 엔호이저 부시까지 인수해 AB인베브를 탄생시켰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 등 200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맥주회사다.
조직의 성공은 개인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레만의 자산은 2013년말 20조원으로 세계에서 33번째다. 파트너인 텔레스와 시쿠피라도 세계 150대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3G캐피탈에 있는 200여명의 파트너들도 평균 100억원 이상의 자산가가 됐다.
세계적인 경영 석학이자 스테디셀러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저자 짐 콜린스는 그들의 경영 철학을 10가지로 요약했다. 콜린스에 따르면 그들에겐 '영속적인 위대한 기업을 만들겠다'는 하나의 꿈이 있었고 그것이 그들을 40년간 지탱해 준 원동력이었다. 3명의 트리오는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인재를 구하고, 그들에게 투자하고 도전을 제시하며 능력주의에 기초한 주인의식 문화를 배양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능력주의, 단순성, 비용절감을 토대로 삼고 있는 3명의 경영 방식은 때론 무자비할 정도였다.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는 임직원에는 기본급의 4~5배에 달하는 보너스를 회사 주식으로 지급했지만 회사를 인수하면 가장 먼저 최고경영자(CEO)의 개인 비서를 없애고 고가의 외제차 사용을 금지했다. '손톱과 비용의 공통점은 잘라버려야 하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었다.
임직원들은 해외 출장 때도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했고, 숙박도 3성급 호텔에 2인 1실 사용을 원칙으로 했다. 이 같은 비용절감을 토대로 파격적인 보상 시스템을 마련한 셈이다.
이 책 내용은 단순한 사업 성공담에 그치지 않는다. 인재 채용부터 성과 관리, 비용 절감, 조직 문화 전파까지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그들만의 독특한 노하우와 경영 철학을 담고 있다.
책의 제목 '드림 빅'은 '회사의 크기(힘)는 자본의 규모가 아니라 생각(꿈)의 크기'라는 브라질 트리오의 경영 철학을 상징한다. 그 철학의 40년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놓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