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상] 삼성전자, 평택에 사상 최대 15兆 투자… '제2 반도체 신화' 쓴다

입력 2015.05.08 03:04 | 수정 2015.05.08 08:44

[세계 최대 생산라인 착공… 朴대통령 "안주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 보여줘"]

축구장 400여개 규모… 2017년부터 본격 생산
고용창출 15만, 경제효과 41조

-인텔 넘어 세계 1위로
기흥~화성~평택 잇는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삼성전자가 7일 경기도 평택시 평택·고덕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을 가졌다. 국내 기업의 단일 투자로는 사상 최대인 15조6000억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중국·베트남 등 해외로 나가기만 하던 대기업의 생산시설이 오랜만에 국내에 들어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날 행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삼성전자 이재용·권오현 부회장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공장 건설은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다른 대기업을 향해서도 "도전과 열정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해 달라"며 "(정부는) 자금을 지원하고 현장대기 프로젝트를 통해 애로를 해소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라인 건설

평택 반도체 단지는 삼성이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베이스캠프다. 삼성전자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세계 1위 기업이다. 하지만 전자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중앙처리장치), AP(응용프로세서) 등 시스템 반도체까지 포함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에 이어 세계 2위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작년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499억6400만달러(약 54조4457억원)를, 삼성전자는 매출 380억6400만달러(41조4783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평택 반도체단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인텔 추월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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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 15조6000억 투자 - 7일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열린‘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기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단지에 국내 단일 기업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6000억원을 2017년까지 투자해 반도체 생산 라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 대통령, 이 부회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뉴시스
7일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열린‘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기공식에 참석해 발파(發破)식을 진행하고 있다.
7일 박근혜(가운데)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에서 열린‘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기공식에 참석해 발파(發破)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평택 반도체단지는 총 부지 면적만 289만㎡(약 87만5000평)로 축구장 400여개를 합한 규모다. 이는 현재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단지인 기흥·화성 사업장을 합한 넓이(약 91만평)와 비슷하다. 삼성은 평택에 74만㎡(약 22만4000평) 규모의 생산 라인 1기를 먼저 조성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단일 반도체 생산 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특히 평택 반도체 단지는 기존의 경기도 기흥·화성 사업장까지 일직선으로 연결돼 '반도체 클러스터(산업집적단지)'를 형성한다. 3곳의 생산 거점이 모두 가동되면 반도체 세계 1위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삼성의 계산이다.

반도체는 현재 스마트폰 사업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에 걸쳐 반도체 사업에서 총 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 부문이 벌어들인 3조8000억원보다 많다.

삼성전자는 아직 평택 반도체단지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권오현 부회장은 최근 "공장이 완공될 시점에 글로벌 시황을 봐서 생산품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력 반도체인 D램이나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애플·퀄컴 등이 개발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사업(파운드리)을 함께 운영할 수도 있다. 이날 기공식에도 퀄컴의 로웬 첸 전무가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인텔 제치고 세계 1위 노린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단지에 책정한 15조원 외에 추가적인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은 "(이번 투자 이후에) 추가로 투자를 더 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등 해외 투자에 주력해왔다. 삼성전자는 작년 5월 중국 시안(西安)에 약 70억달러를 투자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장을 만들었다.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의 반도체 공장에도 약 40억달러를 투자했다. 그 외에 베트남에는 휴대전화, TV·생활가전 공장 등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의 국내 투자는 2012년 경기도 화성의 반도체 공장 17라인을 신설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3년 만에 대대적인 국내 투자에 나서면서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단지가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41조원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이번 평택 반도체단지 건립을 위해 전력을 내년 말까지 조기 공급하고, 용수시설·폐수처리장 등을 설립해 산업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경기도·평택시 등과 협의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흥~화성~평택을 잇는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가 된다는 꿈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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