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라면시장 2兆 아래로 위축… '오뚜기'만 웃었다

조선일보
  • 정성진 기자
    입력 2015.01.27 03:04 | 수정 2015.01.29 18:05

    오뚜기, 삼양 꺾고 2위 굳혀… 시장 점유율 16.2%로 껑충
    1위 농심은 65% 아래로 뚝

    해바라기油 써서 제품 혁신… 진라면 외에도 히트작 많아
    류현진 광고 등 영업도 효과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이 재작년보다 위축된 가운데 오뚜기가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오뚜기의 공격적인 가격 할인·광고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26일 시장 조사 기관인 닐슨코리아의 '2014년 국내 라면 시장 보고서'를 보면 시장점유율 1위는 농심(62.4%)이며 2위는 오뚜기(16.2%)로 파악됐다. 3위와 4위는 삼양식품과 팔도이다.

    국내 라면 시장 업체별 점유율 추이.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기업은 오뚜기다. 경쟁 3개사 점유율이 모두 제자리걸음 또는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오뚜기의 시장점유율만 재작년 13.5%에서 16.2%로 올랐기 때문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내수(內需) 침체와 대형 마트 영업 규제, 대체 인스턴트 식품 시장의 성장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2% 정도 줄어든 1조9700억원에 머물렀다. 2013년에 처음 2조원 문턱을 넘었다가 다시 2조원 미만으로 축소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뚜기가 점유율 상승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뭘까?

    가격 할인·광고 등 '공격 경영'의 힘

    우선 오뚜기는 최근 5년 동안 제품에 큰 변화를 줬다. 2010년 1월부터 모든 컵 라면에 해바라기유(油)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그전까지는 다른 업체들처럼 팜유(油)를 썼지만 소비자에게 좀 더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50% 정도 비싼 해바라기유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해바라기유에는 혈관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팜유보다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판 제품인 진라면에 대해서도 최근 3년 동안 짠맛을 줄이고 매운맛을 늘리는 미세 조정을 세 번이나 했다.

    오뚜기가 라면 제품류를 다양화한 것도 점유율 확대의 요인이다. 예를 들어 작년에 가장 많이 팔린 라면 10위에 오뚜기 제품은 진라면 하나밖에 없고 삼양식품은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의 두 개나 된다. 그러나 삼양식품은 그 외 다른 제품은 잘 팔리지 않는 반면 오뚜기는 참깨라면, 열라면, 스낵면 등도 일정한 매출을 올리면서 진라면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4년 국내 라면 판매량 순위
    프로야구 선수 류현진을 모델로 쓰고 다양한 가격 할인 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도 구사한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오뚜기는 5개 묶음을 사면 1개를 더 주는 '5+1' 행사를 작년 제품을 바꿔가며 거의 매주 했고, 여기에 덧붙여 두 묶음을 사면 10%를 더 깎아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 경쟁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가 한 번이라도 먹어보게 하려면 가격 할인 정책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는 것을 (오뚜기가) 잘 활용했다"고 말했다.

    농심, 삼양식품 등 반격 채비

    성적표를 받아든 다른 회사들은 긴장하면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점유율이 떨어진 농심은 최근 '우육탕면'이라는 신제품을 냈다. 면 굵기가 다른 라면의 두 배 정도인 라면으로 농심은 국물 맛 경쟁에서 면발 경쟁으로 시장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우육탕면은 지난 14일 출시하고 1주일 동안 10억원어치가 팔렸다"면서 "월 매출로 환산하면 라면 시장 8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라고 말했다.

    2위를 2년 연속 뺏긴 삼양식품은 작년 처음 10위권에 진입한 불닭볶음면의 판매에 더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팔도는 신제품을 내기보다는 기존 제품의 나트륨을 줄이는 등 제품 개선을 올해 실시해 점유율 높이기를 시도할 방침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오뚜기가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을 올린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올해에는 라면업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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