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이들이 젊은 심장

조선일보
  • 박순찬 기자
    입력 2015.01.01 03:02

    [배달의 민족·애니팡·쿠팡·핀테크·스마트교육… 세상을 뒤흔드는 '30대 창업자 5人'의 새해]

    물려받은 것은 없었다. 맨주먹으로 일어섰다. 피보다는 땀의 힘을 믿었다.
    "그게 되겠어?" 비웃음도… "망하면 어쩔래" 걱정도… 몇번의 실패도 이겨냈다.
    누굴 닮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다섯명이 똑같은 대답.
    "제2의 스티브 잡스요? 됐네요. 우린 우리 길을 갑니다."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한 삼성서울병원 의사,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의 개발자와 디자이너,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에 자신이 창간한 시사잡지를 매각한 미국 하버드대 출신 컨설턴트….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과 직장을 가진 이들이다. 하지만 지금 이들이 있는 곳은 병원과 인터넷 대기업, 컨설팅회사가 아니다. 많은 연봉과 안정적인 생활 대신 도전적인 미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범석(37) 쿠팡 대표, 김봉진(39) 우아한형제들 대표, 김성진(31) 아이카이스트 대표, 이승건(33)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정웅(34) 선데이토즈 대표. 모두 30대인 이들은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기업(起業)'을 하는 도전에 나섰다. 갓 창업한 기업이 5년 뒤 살아있을 확률은 30%에 불과하다.

    다섯명의 젊은 창업자들이 신년을 맞아 정장을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다섯명의 젊은 창업자들이 신년을 맞아 정장을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왼쪽부터) 철가방을 들고 달리는 포즈를 취한‘배달의민족’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게임‘애니팡’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거래액 2조원의 전자상거래 업체를 일궈낸 김범석 쿠팡 대표, 간편 송금 서비스‘토스’를 상징하는 배구공을 들고 온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한국의 스마트교육 시스템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의상은 제일모직‘로가디스 컬렉션’이 협찬했다. /이명원 기자
    이들도 모두 9번 창업에 도전했지만 수차례는 실패했다. 하지만 실패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이 성과를 만들어냈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4년 만에 거래액이 2조원에 달한다. 작년에는 미국 벤처 투자사들로부터 총 4억달러(약 4400억원)를 투자받았다. 컨설턴트였던 김범석 대표는 창업을 하지 않았다면 꿈도 꾸지 못할 2조5000억원 가치의 기업 대주주가 됐다.

    모바일게임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1000억원대 자산가가 됐고, 배달 주문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도 연 100억원 매출의 기업 오너이다. 아이카이스트는 중국 전자업체 TCL과 최소 5년간 매년 5000억원 규모의 '스마트스쿨' 기술과 장비를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금융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사업에 나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전에 가능성을 인정받아 실리콘밸리 투자사로부터 100만달러(약 11억원)를 투자받았다.

    2015년 새해 벽두 한국 경제가 처한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2011년 이후 4년째 경제성장률은 2~3%대를 맴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지난 30~40년간 성장을 이끌어온 간판급 대기업들도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 밑바닥에서는 경제의 새 버팀목으로 성장할 젊은 창업자들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다섯 명의 젊은 창업자들은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느냐"고 묻자, 하나같이 "없다"고 답했다. "애플·알리바바·아마존 등 유수의 기업과 창업자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얻었지만, 그들을 넘어서려고 도전하는 것이지 '제2의 ○○○'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들은 "당장 돈을 버는 것보다는 내 기술·서비스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 때 가장 가슴이 뛴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